플로리다에 피해 집중돼 불안정한 보험시장 흔들릴 듯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쏟아질 전망이다.

플로리다보험규제국(Florida Office of Insurance Regulation) 웹사이트에 게시된 자료에 따르면 밀턴이 지나간 바로 다음날인 10일 현재 1892건의 보험금 청구가 접수되었으며, 이 중 1541건은 주거용 재산 피해에 대한 보험금 청구였다. 다른 유형의 청구에는 자동차 등의 피해도 포함됐다. 예상 보험금 손실액은 총 2117만 달러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청구 건수와 예상 보험금 손실액은 앞으로 몇 주 동안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주 정부 자료 기준으로 10일 현재 플로리다에서는 밀턴 이전에 들이닥친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해 11만 4367건의 보험금 청구가 접수되었으며, 11억 6400만 달러의 예상 보험금 손실이 발생했다.

허리케인 헐린은 9월 26일 플로리다 빅밴드 지역의 테일러 카운티에 상륙했다. 헐린은 멕시코만과 플로리다 북부 전역으로 이동하면서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9일 멕시코만의 인구 밀집 지역을 강타한 밀턴은 허리케인 헐린이 플로리다와 다른 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지 2주 만에 발생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에서 헐린으로 인한 피해의 대부분은 일반적인 재산보험증권에서 보상되지 않는 홍수와 관련된 것인 반면 밀턴의 보험 청구는 값비싼 풍수해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보험사의 백업(예비 자원) 보험인 재보험과 일종의 재정적 완충 역할을 하는 보험사 잉여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금융 평가 기관인 '에이엠 베스트(AM Best)'가 9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허리케인 밀턴의 피해는 헐린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로 플로리다에 집중될 예정이다. 다각화된 대형 보험사 및 재보험사는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한 손실을 수익 이벤트로 흡수할 수 있지만 플로리다에 집중된 재산 보험사는 상당한 흑자 손실을 당할 수 있다. 이는 플로리다에서 재산 보험의 가용성과 경제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플로리다의 재산보험사들은 재정 문제로 인해 많은 보험을 중단하고 보험요율을 크게 인상한 후에야 작년에 반등 조짐을 보였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 재산보험의 '최후의 보루'로 설립된 플로리다 시티즌스 재산보험공사(Citizens Property Insurance Corp. 이하 시티즌스)가 주에서 가장 큰 보험사로 부상했다.

주 최고 재무 책임자인 지미 패트로니스는 밀턴으로 인한 잠재적 보험 손실을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보험사의 역량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나 에이엠 베스트의 분석은 부분적으로 플로리다주가 “플로리다에 집중한 보험사”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여러 주에서 사업을 하고 다양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전국 보험사와 달리 플로리다 전문 보험사는 플로리다주의 재산보험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재정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재보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허리케인 밀턴은 재산 재보험 시장의 가격 및 조건 완화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이 자체 현금으로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과 맞물려 보험사가 작성하는 보험증권 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재보험 시장의 어려움, 현지 파산 가능성, 플로리다에 집중된 보험사의 자본 감소는 플로리다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그리고 시티즌스는 현재 보험 가입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른 보험사들의 보험증권 감축은 시티즌스가 보장하는 부동산 소유주를 더 늘릴 뿐이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와 주 관리들은 허리케인 헐린 이후 걸프 연안 지역에 남아 있는 잔해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 강조해왔다. 걸프 연안은 8월에도 허리케인 데비를 맞아 피해를 당한 바 있다.

이같은 연이은 허리케인은 더 큰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에이엠 베스트는 "폭풍이 지나갈 때마다 남겨진 잔해는 다음 폭풍에 의해 위험 물체가 되어 일반적으로 3등급 또는 4등급 허리케인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