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예보 정확도 크게 향상... 추후 예보 믿어도 되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를 관통하고 지나간 허리케인 '밀턴'으로 11일 현재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턴은 지난 9일 오후 8시 30분 탬파베이 남쪽 새러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한 뒤 플로리다 중부 지역을 관통했다.

상륙 당시 3등급이었던 밀턴은 90여분 만에 2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
특히 세인트피터스버그(이하 세인피) 지역에는 18인치(457㎜)의 비가 쏟아졌고, 그 가운데 9인치 이상이 단 3시간 만에 내려 1천년에 한 번 있을 만한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가 더 큰 재난을 면한 것은 정부의 대피 명령 등 허리케인 대비가 큰 역할을 했고, 그 이면에는 정확한 예보의 뒷받침이 있었다.

<마이애미선센티널>은 12일자에서 허리케인 밀턴의 진로에 대한 예측은 놀랍도록 정확했다고 전했다.

밀턴의 첫 원뿔형 예보는 허리케인이 상륙하기 4일 전인 10월 5일 아침에 나왔다. 이때 원뿔의 중심은 탬파베이의 사라소타시에 과녁 맞췄고, 실제 허리케인 중심은 남쪽으로 불과 약 4마일 떨어진 시에스타 키에 상륙했다.

밀턴 이전에 들이닥쳤던 허리케인 헐린에 대한 예측 역시 이름도 붙여지기 전에 형성되었고, 9월 26일 플로리다 걸프 연안의 빅벤드 지역에 상륙했을 때 진로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허리케인 예보의 정확도는 수년에 걸쳐 향상되어 왔고, 특히 헬렌과 밀턴에 대한 예보는 정확했다.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허리케인의 혼란스러운 특성과 육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세한 변화를 고려할 때 모든 예보가 그렇게 정확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한다.

기상학자이자 허리케인 대비 전문가인 크레이그 세처는 신문에서 “이번 진로 예측은 정말 훌륭했지만 (사실은) 허리케인이 빠져나갈 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예측을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밀턴의 경로도 지속적인 흔들림 보여

예보가 딱 들어맞았던 밀턴 조차 크지는 않지만 그 경로가 4일 동안 지속적인 흔들림을 보여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유발했다. 밀턴의 원뿔 경로의 중심은 세인피, 그리고 남쪽으로 40~50마일 떨어져 있는 새러소타를 오갔다.

어느 날은 원뿔 중심이 세인피와 탬파베이를 지나고, 다음 날은 새러소타로 내려갔다가 다시 세인피, 그리고 또다시 새러소타에 맞춰졌다. 원뿔 중심의 흔들림에 따라 지역민들 사이에셔는 두려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특히 두려움은 허리케인의 오른쪽 상위 사분면이 바람이 가장 강하고 물이 가장 많이 밀려오는 '고약한(dirty)' 쪽이라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만약 탬파가 허리케인 눈의 남쪽에 위치해 있었다면, 그 고약한 쪽이 깔때기 모양의 만(bay)으로 물을 쏘아 올려 15피트 높이의 폭풍 해일을 유발할 수 있다.

참고로 국립 허리케인 센터는 예보 지도에서 원뿔 전체를 폭풍의 눈의 예상 경로로 간주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대체로 원뿔의 중심에만 집중하기 쉬워 상존하는 위험을 간과하기 쉽다.

50마일 차이로 최악의 상황 모면한 탬파베이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허리케인의 상륙 지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밀턴이 단순한 열대성 저기압이었을 때는 유카탄 반도 서쪽의 멕시코만 하부에서 배회하며 조직화됐다. 기상학자 세처는 10월 5일 아침에 일어나서 위성 사진을 보았을 때 저기압이 너무 빨리 조직화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저기압의 조직화로 제자리에 있던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밀턴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 예보관들은 저기압이 결국 플로리다를 향해 북동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멕시코만이 너무 덥혀졌고 전단풍(속도나 방향이 갑자기 급변하는 바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폭풍이 카테고리 5의 엄청난 강도로 치솟았다가 카테고리 4와 5 사이에서 진동하다가 해안 근처에서 전단풍으로 다시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즉각 주 전역에 걸쳐 주민들에게 높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수백만 명의 주민들에게 플로리다 서부 해안을 떠나라고 촉구했고, 플로리다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피령이 내려졌다. 세처는 “이 모든 것이 예측되었지만, 얼마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지, 또 언제 일어날지는 당시만해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허리케인 경로 예측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특히 밀텬 경로의 정확성은 북쪽에 있는 큰 저기압의 타이밍을 파악한 데서 비롯됐다. 국립 허리케인 센터의 모델링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저기압이 밀턴과 교차하는 시점과 이로 인해 폭풍의 궤적이 어떻게 변할지 해독했다. 즉 밀턴이 저기압과 교차하면서 얼마나 빨리 움직일 지 타이밍을 예측해 폭풍의 상륙 지점을 짚어낸 것이다.

4일간 탬파베이의 세인피와 새러소타 간 50마일 차이의 궤도 움직임이 있었지만, 만약 폭풍의 움직임이 조금만 더 늦었다면 밀턴은 탬파베이로 진입할 수 있고, 탬파와 세인피에 엄청난 해일이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었다.

허리케인이 어디로 향하든 누군가는 비참한 결과를 맞을 수 있지만, 특히 탬파베이의 경우 인구 밀집도와 만의 모양으로 인해 수십만 가구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세치는 허리케인이 이동하는 동안 작은 흔들림은 항상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허리케인이 곧은 수직모양으로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흔들림이 발생하거나 전단풍에 의해 약간 기울어지거나 때로는 큰 폭풍의 순환 내부에서 작은 회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