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언론인 33인 선언]

21세기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전 세계에서 조국의 안녕과 번영을 염원하며, 한결같이 사명을 다해온 우리 재외언론인들은 조국의 독립, 민주화, 화해와 평화를 위해 한 순간도 정론직필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의 충정은 언제나 조국과 국민에게 있었지, 권력의 찰나적 주체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동안 조국의 난맥상을 예의 주시하며, 조속히 정상화 되기를 바랐으나, 결국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내란 사태를 목도하고야 말았다.

그간 윤석열 정부의 부패와 무능으로 인해 민주주의는 처참히 훼손되고, 국민은 도탄에 빠졌다.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탄식하고 관망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통탄할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재외 언론인으로서 그동안 침묵하고 방관해왔던 사실에 부끄러움을 고백하며, 더 이상은 ‘정치적 중립, 중립적 보도’라는 가면 뒤에 숨지 않을 것이다.

진실과 정의는 결코 좌와 우의 문제가 아니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공범에 다름 아니며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라는 조어가 상징하듯, 우리의 조국은 어느새 온갖 부정과 불의와 왜곡이 판을 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이와는 반대로 정적에게는 검찰 패거리 권력을 동원하여 조금만 흠집이 있어도 수 십, 수 백 차례의 압수수색을 벌여 기필코 기소해 버리는 불공정 행위를 일삼아 왔다. 이같은 후안무치 행위로 인해 검찰과 사법부의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언론의 자유가 윤 정부 아래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되어 왔는지를. 정치권력의 언론장악, 비판언론에 대한 탄압과 길들이기로 지난 2년 반 동안 언론계는 말할 수 없이 피폐해져 왔다.

주요 방송사들에 낙하산 경영진 꽂아넣기, 방송의 사영화 추진, 주요 매체의 공적 자금 대폭 삭감, 비판적 언론인에 대한 무분별한 고소 고발 등 윤 정부는 민주사회 어디에서나 누려야 하는 언론 결사의 자유에 제갈을 물리고자 했다.

이 같은 불법 무도한 일들을 서슴없이 자행해 온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불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국민들을 공포와 절망에 몰아 넣으며 민주주의를 유린하고야 말았다.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고 영구집권을 노리기 위해, 반대자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몰고 전쟁까지 몰고가려 했던 윤석열 정권의 패악질과 그 사악함에 분노가 치민다.

70% 이상의 국민이 원하는 탄핵 국회에서 도망친 국민의힘 의원들도 국민적인 분노와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함은 물론이다.

해아래 숨겨질 것은 없고, 어두움이 빛을 이길 수 없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온갖 억압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피어난 자긍심의 상징이다. 독재와 불의에 맞서 싸워온 역사는 마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만발한 장미처럼, 그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보여준다. 세계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고유한 희망과 가능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K-컬쳐를 보며 뿌듯해 하던 재외동포들은 우리의 조국이 뒷걸음치다 못해 한순간에 미개국으로 전락한 듯한 현실에 깊은 좌절과 자괴감에 몸을 떨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혼란과 절망을 가져온 세력은 반드시 역사에 기록되고, 심판받아야 마땅하다.

선량한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향해, 법치라는 이름으로 서슬퍼런 칼날을 휘두르고 총구까지 겨눈 윤석열 정권의 패악은 역사의 심판대에서 결코 묻히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이들에게 분명한 단죄를 내리지 않는다면 똑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과거 쿠테타 주모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역사가 어떻게 반복되고 있는지를 지금 처절하게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재외언론인들은 분연히 일어서 피로 세운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투쟁하고자 한다.

어떤 정부가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세운 ‘질서’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분연히 일어나 총칼에 맞설 것이다. 독재로 세운 질서는 깨우친 시민의 자유와 정의, 열망을 이기지 못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하여, 750만 재외동포들과 함께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재외 언론인들의 요구>

하나. 내란 수괴 윤석열은 당장 사퇴하라! 더하여 본인이 말한대로 법적 정치적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

하나. 국민의 명령이다. 국민의힘은 추후 열릴 탄핵 표결에 참여하여 윤석열을 탄핵하라.

하나. 김용현 전 국방, 이상민 행자부 장관, 박완수 계엄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내란을 주모한 자들을 발본색원하여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 엄벌에 처하라!

하나. 12월 3일 발동한 비상계엄의 준비과정과 시행과정을 낱낱이 밝혀라!

하나. 국회는 현행 ‘내맘대로 계엄법’을 개정하여 대통령이 함부로 계엄을 발동하지 못하도록 하라!

하나. 각종 규제와 편법을 통한 비판 언론에 대한 탄압과 언론 길들이기 정책을 폐기하라!

하나. ‘이채양명주’ 사건과 명태균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을 더 이상 지체하지 말라!

<나라를 걱정하는 재외언론인 33인>

김명곤(미국 코리아위클리 대표), 이석수(프랑스존 대표), 이윤낙(중국 더 플라자글로벌 대표), 이덕일(밴쿠버 케이티비/라디오 식스/코리안 뉴스 대표), 김수진(싱가포르 코리안월드 대표), 고직순(호주 한호일보 전 편집국장), 김현철(미국 전 MBC 본사 기자), 김원희(베를린리포트 대표), 장명술(보스톤코리아 대표), 정선(자카르타한인포스트 대표), 김길수(달라스 KS MEDIA & E 대표), 양한준(마닐라서울 대표), 이유성(홍콩한타임즈 대표), 신성철(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김구정(좋은아침 대표), 송현(미국 JNCTV 대표), 제이 황(시애틀N 대표), 손정호(홍콩수요저널 대표), 김판겸(샌프란시스코 코리아데일리타임즈 대표), 김민식(몬트리올 한카타임즈 대표), 권우철(뉴질랜드 일요시사 대표), 양칠선(휴스턴 코리아월드 대표), 정인솔(뉴스브리핑 캄보디아 대표), 변정원(불어권언론인협회 UPF 멤버), 킴 콘스탄틴(카자흐스탄 고려일보 대표), 조연숙(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박지일(일본 뉴스재팬 대표), 안숙자(벨기에 비바 벨지움 대표), 김대순(중국 라이프/칸칸차이나 대표), 안치복(베트남 라이프 플라자 대표), 조윤경(독일 교포신문 대표), 오명(중국 상하이저널 대표), 이상연(애틀랜타K 대표) (전체 33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