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비밀, 배송비 따져 반품 없는 환불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반품하려는데 업소측에서 환불뿐 만 아니라 반품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실제로 미국 대형 소매점의 정책 중 일반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책 중 하나는 무반품 환불이다. 고객에게 전액 환불을 해주고 원하지 않는 품목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이다.

이같은 반품 없는 환불은 온라인 쇼핑객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업체가 배송비, 처리 시간 및 기타 반품으로 인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도구이다.

아마존, 월마트, 타깃과 같은 기업들은 일부 품목이 반품에 드는 비용이나 번거로움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일례로 20달러짜리 티셔츠를 반품하는 데 배송비와 취급 수수료가 30달러가 소요되는 경우, 플라스틱 빨대 패키지처럼 재판매하기 어려운 일회용 품목이나 재판매하기에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의약품 등을 들 수 있다.

분석가들은 반품 없는 환불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보통 저가의 물건이나 재판매 가치가 제한적인 물건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 쇼핑객들은 비싼 제품을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에이피통신>은 48세의 달야 하렐의 경험을 전했다. 하렐은 최근 아마존에서 약 300달러에 달하는 책상을 주문했고 책상이 도착했을 때 일부 주요 부품이 누락되어 조립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렐은 뉴욕에 있는 서비스 사무실에 교환을 요청했지만 재고가 없어서 적절한 시간 내에 받을 수 없었다.

사업을 위해 정기적으로 아마존에서 수건과 기타 제품을 구매하는 하렐은 아마존의 고객 서비스 라인에 연락을 취했고, 책상을 반송할 필요 없이 환불받을 수 있다는 말에 놀랐다. 하렐은 책상 조각을 사무실 내 임시 선반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고객이 상품을 갖고 돈도 돌려받는 관행은 영업 비밀은 아니지만 작동 방식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기업들은 반품 사기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반품 없는 환불을 실시하는 상황을 공개하는 것을 당연히 꺼린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반품 불가 환불이 일부 소매업체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수년 동안 이 관행에 참여해온 아마존은 지난 8월 이커머스(이하 전자상거래 업체) 플랫폼에서 대부분의 판매를 주도하는 타사 판매자에게도 이 옵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에서 회사의 주문 처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판매자는 고객에게 75달러 미만의 구매에 대해 기존 환불 방식 혹은 주문한 상품을 반품할 의무가 없는 환불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아마존은 해외 판매자와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판매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반품 없는 환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에이피통신은 미국 쇼핑객이 중국에서 직접 배송되는 저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반품 없는 환불이 있음을 확인했다.

올 초 월마트는 온라인 상점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에게 유사한 선택을 제공하여 판매자가 가격 한도를 설정하고 참여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도록 했다.

테무(Temu) 등 중국에서 설립된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소량의 주문에 대해 반품 없이 환불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타깃 온라인 쇼핑 사이트와 애완동물 용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츄이(Chewy)도 일부 고객이 원하지 않는 물건을 지역 동물 보호소에 기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모든 고객이 반품 없는 환불 대상자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업체들은 고객이 상품을 무료로 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빈도에 신중을 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 중 다수는 알고리즘(컴퓨터 분석)으로 누구에게 옵션을 제공해야 하고 누구에게 제공하지 않아야 하는지 결정하고 있다. 즉 고객의 구매 및 반품 패턴, 배송 비용, 고객의 제품 수요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구매자를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여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고객의 자격 기준에 대한 세부 정보는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환불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에이피통신에 전했다.

지난해 소매업체들, 사기성 반품으로 1100억 손실

일부 소매업체들은 온라인 주문을 장려하기 위해 오랫동안 시행해 온 자유로운 반품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구매하는 것을 즐기는 쇼핑객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품의 경우 반품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디지털 쇼핑 바구니를 가득 채우는 데 익숙해져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 머무는 소비자들이 매장 방문을 줄이고 일상용품을 아마존과 같은 사이트에 의존하면서 온라인 쇼핑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물량 증가, 인플레이션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반품 처리 비용이 높아졌다.

전미소매협회 자료 기준으로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은 구매한 제품의 14.5%에 해당하는 7430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반품했다. 이는 2020년의 10.6%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2019년 반품된 상품의 가치는 3090억 달러에 달했다.

작년에는 반품의 약 14%가 사기성 반품이었으며, 이로 인해 소매업체들은 11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사기는 이미 입었던 의류를 반품하는 것과 같은 낮은 수준부터 도난당한 상품이나 도난당한 신용카드로 구매한 상품을 반품하는 복잡한 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반품을 막기 위해 일부 업체들은 작년부터 고객에게 반품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다른 업체들은 반품 기간을 단축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 잦은 반품으로 정책 남용이 의심되는 경우 고객을 플랫폼에서 쫓아내겠다고 위협하기도 하지만 반품하는 품목보다 더 많은 품목을 구매하고 보관하는 경우 '우수 재구매 고객'으로 여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