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경우 대한항공(KAL) 취항 가능성 커... "수요 충족 예상... 당장 실현은 미지수" 전망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인천공항과 미국 올랜도를 잇는 신규 직항노선을 개설하기 위해 올랜도국제공항이 속한 오시올라 카운티와 마케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향후 인천-올랜도 노선이 개설되면 아시아와 미국 플로리다주를 연결하는 최초의 직항노선이 된다.

이와 관련해 13일 오전(미국 시각) 올랜도에서 '인천-올랜도 신규노선 개설을 위한 마케팅 파트너십 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협약식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 올랜도공항 케빈 티보(Kevin J. Thibault) 사장, 셰릴 그리브(Cheryl Grieb) 오시올라 카운티 의원 등이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날 협약 체결을 바탕으로 양 기관은 인천공항-올랜도를 잇는 신규노선 개설을 위해 공동 마케팅 등 상호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협약의 주요내용은 △인천-올랜도 정기편 취항 시 초기 단계 운영지원 △양 공항 간 공동 마케팅 프로모션 및 취항 인센티브 지원 △항공․공항산업 동향 등 상호 정보 교류 등이다.

공사는 해당노선이 개설될 경우 인천공항의 최대 환승축인 미주노선의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미주 지역 신규 항공수요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천공항-미국 행 정기편 노선은 총 14개로 올해 상반기 예정된 솔트레이크시티 취항 시 총 15개로 늘어날 예정이며, 2024년 인천공항-미주 노선(캐나다 포함)의 여객실적은 약 654만명(전체 여객의 9.2%), 환승객은 약 261만명(전체 환승객의 36.1%)으로 각각 전년대비 16% 이상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공사 측은 플로리다 주와 올랜도 시는 첨단기술,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한 잠재 여객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 인천-올랜도 노선 개설시 관광․비즈니스 관련 여객수요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플로리다를 잇는 직항노선이 부재한 만큼, 해당노선이 개설되면 인천공항이 아시아-플로리다 간 환승수요를 다수 선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직항노선이 없는 상황에서 공사는 미국 타 지역(애틀란타, 디트로이트 등) 경유를 통해 지난해 약 2만명의 여객이 인천-올랜도를, 약 5.3만명의 여객이 인천-플로리다를 오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동북아-올랜도 간 여객실적은 약 15만명, 동북아-플로리다 간 여객실적은 약 35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이다. (여객 추산치는 2024.1월~10월 영국 기반 글로벌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OAG 데이터 기준)

올랜도공항 케빈 티보 사장은 "플로리다 주 오세올라 카운티는 첨단 기술과 투자 기회라는 잠재력을 갖춘 지역으로, 양 공항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인천-올랜도 노선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은 "이번 협약체결을 바탕으로 아시아 공항 최초로 올랜도 직항노선 개설을 추진해 여객편의를 개선하고 신규 항공수요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난해 4단계 그랜드 오프닝으로 연간 1억명 이상 수용 가능한 공항 인프라를 확보한 만큼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을 확대해 인천공항의 허브 네트워크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카운티 커미셔너 "이번 협약으로 오랜 비전 실현 더욱 가까워져"

한편 <올랜도비즈니스저널>도 14일 올랜도항공청(MCO)과 오시올라 카운티가 인천국제공항(ICN)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두 공항 간 직항 서비스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항공사 및 서비스 개시 시기를 포함한 항공편의 세부 사항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비즈니스저널>은 "아직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다"라면서 "아마도 이 노선에 관심이 있는 항공사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라며 올랜도-인천 노선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비즈니스저널>은 승객 수요로는 어느정도 채산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북아시아와 플로리다 간 전체 승객 수요는 연간 약 35만 명이고, 올랜도 승객 수요는 15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올랜도-인천 간 노선은 관광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특히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일단 전망이 밝은 편이다.

오시올라 카운티의 셰릴 그리브 커미셔너는 <비즈니스저널>에 "한국-올랜도 간 직항 노선은 우리 지역의 오랜 목표였으며, 이번 협약으로 그 비전의 실현이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라고 밝히고 "이번 연결은 관광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연결도 강화하여 네오시티를 반도체 혁신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더 큰 경제적 기회와 국제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두 공항 당국 모두 이 서비스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만약 올랜도-인천 직항 노선이 현실화된다면 대한항공(KAL)이 운항 항공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저널>은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여 중복 노선을 모두 확보한 덕분에 (노선 증편의) 여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연방정부 보조금(인센티브)까지 더하면 올랜도-인천 노선의 성사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일본-마이애미 직항 개설 실패했는데 올랜도가?"

하지만 <비즈니스저널>의 벤 쉴레픽 기자는 이 노선이 당장 현실화 될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을 내 놓았다. 그는 "(이 노선이) 실현될 수 없거나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기에는 거리가 멀다"라면서 "7500마일이 넘는 초장거리 비행이 될 것이고, 대한항공에 더 합리적일 수 있는 다른 틈새(노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큰 비즈니스 시장인 마이애미가 수년 동안 일본 직항 노선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더구나 마이애미가 일본항공의 조인트 벤처 허브(아메리칸항공이 마이애미에 허브를 두고 있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했다"라면서 "(인천공항과 올랜도 공항) 양측이 당분간 '진척중'이라고 알리겠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다소 과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랜도와 인천 공항 당국이 직항편 운항의 토대를 마련하는 협정을 체결했고, 운행 항공사만 있으면 된다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아직은 회의적이고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라면서도 "혹시 누가 알겠는가..."라며 여운을 남겼다.

'탑승객 수요' 및 '수익성' 두고 주민 의견 분분

지역 여론도 올랜도-인천 직항 노선의 개설과 관련하여 전망이 엇갈렸다.

'피터'라는 독자는 "올랜도에 롯데 플라자 마켓이 있는데다 곧 H마트가 들어서고, 한국 은퇴자들도 플로리다에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대부분 애틀랜타나 덜레스 공항을 통해 서울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직항노선 개설이) 이해가 된다"라면서도 "아시아행 직항편은 좌석이 꽉 차지 않으면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플로리다의 라틴계 커뮤니티가 합세하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휴고’라는 독자는 "(올랜도-인천 직항) 왜 안 되겠나. 대한항공이 최근 리스본 직항 노선을 취항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그들은 전세 항공편으로 시작했고 수요가 너무 많아서 두 달 만에 주 3회 연중 항공편으로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디3킹'은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은 연간 1770만 명의 방문객이 방문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테마파크이다. 디즈니 월드의 엡콧 센터도 연간 1200 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왜 안 될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댄'은 "장거리 비행을 정당화하기에는 (올랜도) 비즈니스 출장객이 너무 적다. 또한 자동차, 가전, 반도체, 은행, 식품,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한국의 주요 산업은 올랜도나 플로리다에 크게 진출해 있지 않다. 플로리다와 한국 간의 유일한 강력한 산업 연계는 크루즈선 조선업이지만, 이 업체들은 올랜도가 아닌 남부 플로리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고 적었다.

'플라이어'라는 독자도 "올랜도공항(MCO)은 수익률이 낮은 시장이다. 마이애미가 성공하지 못하면 MCO도 성공할 수 없다. 기존의 ATL-ICN(애틀랜타-인천) 직항이 매일 2회 운항하여 이미 수요를 흡수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승객 수요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다. '콩코드보이 다이아몬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반화가 너무 많다. 내가 가지고 있는 통계로는 올랜도는 마이애미보다 동아시아행 수요가 더 많다"라면서 "올랜도가 아시아 직항 노선을 취항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피제이'라는 주민은 최근 개통한 마이애미-올랜도 간 고속 열차 브라이트라인을 긍정 요인으로 보았다. 그는 "마이애미에서 올랜도 공항(MCO)까지 브라이트라인 열차는 훨씬 더 즐겁고 효율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라면서 "마이애미가 더 확실한 공항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디즈니는 한국인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제이비 지'는 "델타항공이 MCO와 ICN 간 노선을 운항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델타항공은 최근 MCO에서 장거리 노선을 확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LHR 항공편과 기존 AMS 항공편 모두 연중 특정 시간대에 A330neos로 운항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팬데믹 이전에는 MCO에서 GRU(브라질 상파울로)까지 767편을 운항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추진 과정 중', 확정에는 시간 걸릴 듯

결국 인천공항공사 측이 공개한 보도자료와 올랜도 현지 <비즈니스저널>의 분석과 전망을 종합하면 올랜도-인천 직항편 개설은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으나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미국 최대의 연간 관광객(약 8천만 명)이 모이는 올랜도의 위치, 스마트 시티(네오시티) 등 테크놀로지 도시로서의 잠재적 가능성, 동북아와 플로리다 노선의 탑승객 수요 및 수익성 등에서 타 노선에 뒤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데이터 상으로 드러난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양측 관계자들이 상호방문을 통해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는 후문이고, 양측 모두 강력한 개설 의지를 보인 점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추진 과정'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확정' 소식을 듣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