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민족주의' 운동 연대 강화한 트럼프 귀환으로 세력 확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많은 미국인들은 건국자들이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만들려고 의도했다고 믿는다. 이에 '기독교 민족주의' 운동세력은 기독교 신앙과 민족 정체성이 결합된 이념으로 미국이 명백히 기독교 사회를 건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 즉 미국을 '신이 선택한 국가'로 여기며 정치, 사회, 교육 정책 등에 기독교적 교리와 원칙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믿는 운동이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이들의 운동이 힘을 얻어 교실에 기독교를 더 많이 도입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이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나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이니 너는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로 시작하는 십계명을 게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학부모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주도하는 17개 주의 법무장관들은 최근 루이지애나주의 십계명 의무화를 지지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유타 주 의원들은 십계명을 독립선언문이나 헌법과 같은 범주에 속하는 역사적인 문서로 지정하여 교사들이 교실에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많은 주에서도 십계명을 더 많은 교실에 게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텍사스에서는 11월에 교육 당국이 언어와 성경 수업을 결합한 커리큘럼을 승인했다. 오클라호마에서는 주 교육감이 5학년부터 12학년까지 성경을 통합한 수업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거부했다.

학교에서는 종교에 대해 가르치고 학생들에게 종교적 텍스트를 노출하는 것이 허용될 뿐 아니라 권장되기도 한다.

그동안 다수의 역사가들은 기독교 민족주의에 반대 주장을 펼쳐왔다. 이들은 건국자들이 소수 종교에 대해 억업을 가했던 유럽 군주제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에 이들 역사가의 관점은 어느때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에게 지지를 호소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전국 종교 방송국(National Religious Broadcasters) 연례 모임에서 군중들에게 "만약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여러분은 그 힘을 이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수준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의 공립학교 교실에는 앞으로 더 많은 기독교가 도입될 수 있다고 <에이피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전역의 보수적인 의원들은 교실 읽기 수업에 성경 구절을 삽입하고 교사에게 십계명을 게시하도록 요구하는 등 정교 분리에 도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이러한 도전들이 몇몇 주에서 이미 결실을 본 관행이지만 트럼프는 앞으로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의 당선은 주 차원의 활동가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그의 동료 공화당원들은 납세자 지원 바우처(장학금)를 사용하여 부모가 자녀를 종교 학교에 보내는 관행을 확대하기를 희망하면서 학교 선택권을 지지한다.

그러나 비단 사립 종교 학교 뿐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진 학생들을 포함하여 압도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다니는 주류 공립학교에 더 많은 기독교를 통합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트럼프의 첫 대통령 임기 동안 임명된 사법부의 도움으로 법원은 이미 학교를 포함한 공공 영역에서 더 많은 종교의 개념을 허락하기 시작했다.

교육 커리큘럼에도 영향

기독교 민족주의의 확산은 교육 커리큘럼(교육 및 학습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보수적인 토크쇼 진행자가 설립한 비영리 단체인 '프래그 유(Prager U)'의 동영상을 교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동영상은 기독교의 확산을 긍정적으로 강조하고 기독교 민족주의적 논점을 포함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는 첫 행정부 시절 미국 역사에 대해 보다 애국적인 버전을 홍보하기 위한 보고서인 1776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역사가와 학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노예제를 영속화시킨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미국 역사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많은 부분을 기독교의 공으로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시간의 보수적인 힐스데일 대학에서 교육 커리큘럼으로 개발되었으며, 현재 대학이 지원하는 공립 차터 스쿨 네트워크에서 가르치고 있다. 또한 사우스다코타주의 표준 교육 커리큘럼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 친 트럼프 색깔이 짙어진 사법부도 종교적 이해관계에서 트럼프에 더욱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2022년 풋볼 코치 판결은 공립학교의 기독교 도입에 큰 영향

매체는 2022년 대법원의 판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대법원은 경기 후 미드필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기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워싱턴주의 한 축구 코치가 낸 소송에서 법원은 학군이 종교적 표현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공립학교가 종교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원의 종교 활동을 제한할 수 없다며 지난 50년간의 판례를 뒤집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교의 법학 교수인 데릭 블랙은 이 판결이 보수주의자들이 공립학교에 더 많은 기독교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