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일부 학군들, 학교 구내에서 체포 허용할 듯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시행하고 있는 서류미비자 추방 조치가 교실에까지 미치면서 플로리다 이민자 커뮤니티도 공포에 떨고 있다.

마이애미 남부 일부 학군들이 이 같은 조치를 거부하고 있으나, 상당수는 법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플로리다 오렌지 카운티 공립학교는 연방 이민 담당관이 학생들을 심문하거나 체포하기 위해 캠퍼스에 나타나면, 관리자가 법에 따라 이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모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하고 소환장이 없으면 신상 기록을 넘겨주지 않�募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는 지난 24일 연방 이민 당국이 학교 구내에서 체포하고 인터뷰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이민자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의 일환이다. 이 조치는 학교, 교회, 병원과 같은 ‘민감한 지역’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조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11년 지침을 뒤집는 것이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85만 명의 서류미비 이민자 자녀가 있다.

이민국 고위층 "체포 피하기 위해 학교와 교회에 숨을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기존의 (오바마) 정책이 법 집행을 방해하려는 시도였으며, 따라서 이 같은 조치는 종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벤자민 허프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성명서를 통해 "범죄자들이 더 이상 체포를 피하기 위해 미국의 학교와 교회에 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랜도시가 속한 오렌지카운티교유구(OCPS)는 학생들의 이민 신분을 추적하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8번째로 큰 교육구인인 이 지역은 일단 199개국에서 온 학생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존 파메리니 OCPS 법률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의 변화’를 예상하여 1월 9일에 교육구 지도자들에게 메모를 보내 ICE 요원이 학생을 찾기 위해 학교에 오는 경우에 대비한 지침을 제공했다.

하지만 파메리니는 ICE 요원은 영장 없이도 ‘외국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체포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지역 경찰과 보안관 부서가 추방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리아 바스케즈 오렌지 카운티 교육감은 "결국에는 우리 모두가 법을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랜도 아팝카에 기반을 둔 이민자 단체인 희망 커뮤니티 센터(Hope Community Center)의 전무 이사인 펠리페 수자-라자발레는 "ICE가 학교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며, 많은 혼혈 이민자 가족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못하게 할 수 있다"라면서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학업에 집중하는 대신 스트레스를 받고 두려워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올랜도 민주당 소속인 안나 에스카마니 하원의원은 "더 많은 저항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라면서 "아이들이 아이답게 지낼 수 있도록, 그리고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과거 판례, 학생 '체포 불가'… 일부 학군은 명령 따를 준비

1982년 미국 대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학군은 학생의 이민 신분에 근거하여 서비스를 거부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1990년 플로리다 교육부는 주 내 학군을 대표하여 소송을 당한 후 법적 합의에 들어갔다. 이 합의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생의 이민 신분에 대해 묻지 않고 연방 이민 당국에 학생을 의뢰할 수 없다.

파메리니 변호사는 "두 가지 사례가 여전히 공립학교를 법적으로 (저항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라면서 "집행관이 소환장을 가지고 있거나 아동의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한 학생 기록을 공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장은 아동의 부모에게 연락할 수 있는지 또는 면담에 참석할 수 있는지 법 집행관에게 물어볼 수 있지만, 법 집행관이 이러한 요청을 거부할 경우, 학교장은 법 집행관의 지시를 따라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 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캐서린 크르니코비치 세미놀 카운티 공립학교 대변인은 세미놀 카운티는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ICE가 학교에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문을 학부모나 교직원에게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이 지역은 법과 법원 명령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