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의회가 이민에 대한 주지사 권한 빼앗았다" 반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주 의회가 27일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 13일 올린 이민법안 관련 특별 회기 소집 요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그의 제안을 거부했다. 의원들은 휴회하고 즉시 다시 모여 의회 지도자들이 승인한 대체 법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월 13일 특별 회기를 소집하면서 플로리다가 이민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플로리다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의 흐름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디샌티스의 새 법안에 따르면 법 집행 기관은 범죄 혐의로 기소되어 추방 대상이 되는 서류 미비자를 식별해야 한다. 이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경찰관은 1급 경범죄로, 선출직 공무원은 3급 중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

또한 서류 미비자는 도주 위험이 있다는 가정 하에 체포 시 보석이 거부될 수 있다.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이민자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고 25%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는 플로리다에서 일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디샌티스의 이같은 초경경 이민정책에 대해 '의회에 대한 월권'이라며 반발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공화당 벤 알브리튼 상원 의장은 "주의 법을 입법하는 입법부의 헌법상 권리를 누구도 무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집무실에서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라면서 "때때로 리더십은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신뢰하는 지도자를 따르는 것이다”라며 디샌티스가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점을 꼬집었다.

의회 지도자들의 역 제안은 지역 법 집행 기관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자금을 제공하고 윌튼 심슨 농무부 장관을 최고 이민 책임자로 지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자 디샌티스는 소셜 미디어에서 의원들의 노력이 자신이 제안한 것보다 "상당히 약하다"라며 자신의 제안은 "플로리다주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법 집행과 불법 체류자 추방 의무를 이행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의회가 주지사로부터 이민에 대한 권한을 빼앗아 과거 이민 단속에 반대했던 농민들과 협력하는 '하급 내각 기관'으로 옮기기를 원한다”라고 비판하고 “주 정부의 농업 부서에 단속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실제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디샌티스는 최근 주 의원들이 자신의 제안들을 지지하도록 압박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23일 당 지도자들을 만났고, 당은 유권자들에게 "국경 문제는 여름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믿는" 의원들에게 연락해 지금 행동해 달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일부 의원들 "더 강력한 법 제정해야”

알브리튼과 페레즈 의원은 대부분의 이민 문제에 동의하는 공화당 동료이자 트럼프 지지자이지만, 그들은 곧바로 디샌티스의 특별 세션 계획을 '시기상조'와 '무책임'이라고 비난했다.

특별 회기 시작 24시간 전인 23일 상하원에는 11개의 법안이 제출되었다. 공화당 블레이즈 잉글리아 상원의원이 제출한 9개 법안은 지역 법 집행 기관이 연방 이민국과 협력하도록 하는 등 '이민 퇴치'를 다루고 있다. 하나는 서류 미비 학생에 대한 타주 학비 면제 제도를 폐지하는 안이다.

카를로스 기예르모 스미스 상원의원은 이민 단속을 위한 새로운 연방 정부의 노력에 “플로리다의 개입을 신뢰하지 않는다”라면서 “우리는 지금 학교와 교회조차 출입이 금지된 트럼프 미국에 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디샌티스 지지자인 잉고글리아 의원은 "상원의 새 이민 법안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디샌티스가 제출한 법안보다 약한 버전인 것 같다”라고 평가하고 “우리는 더 강력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브리튼 의원은 일선 법 집행관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는 등 디샌티스가 지지하는 법안 중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류 미비 이민자의 해외 송금을 금지하고 이를 허용한 송금 업체를 처벌하는 법안에도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