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학생 수백 명 시위... "이민자가 미국 위대하게 만들어"

(서울) 윤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이민 단속과 추방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열린 시위는 사흘간 이어지며 4일에는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까지 참여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마샬 고등학교, 제임스 A 가필드 고등학교, 브라보 메디털 매크넷 스쿨 등 학생들이 참여한 시위대는 여러 이민자 출신 국가들의 국기와 팻말을 들고 시청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이민자는 범죄자가 아니다", "이민자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로스앤젤레스 학교 통합 출석률은 올해 평균 93%에서 이날 66%로 떨어졌다.

제임스 A 가필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우리는 종종 무시당하거나 불공정하게 판단 받지만, 열심히 일하고 문화를 만들며 다양한 미국을 건설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에게 "안전을 위해 캠퍼스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라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대적 반이민 정책... 항의 시위도 확산

시위 첫날에는 수천 명이 시청으로 행진했고, 일부는 한때 101번 프리웨이 차선을 점거하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청과 주변 건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비난하는 구호가 스프레이와 페인트로 칠해졌고, 시위에 대응하던 경찰관 5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성명을 내고 "시위 해산 명령을 거부하는 사람은 현장에서 체포되어 구금되거나 기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국에는 약 1100만~15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200만 명이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이민자 추방을 단행하겠다면서 이민세관단속국 권한을 강화하고 국경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이민자 추방 반대 시위는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텍사스주 댈러스와 샌디에이고, 애리조나 글렌데일 등 여러 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