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 동물 장기로 2개월 이상 정상 작동중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최근 돼지 신장 이식 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 화제가 된 앨라배마주의 환자가 지난 25일 가장 중요한 고비인 2개월을 넘겨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여성은 토와나 루니(53)라는 여성이다.

이 여성은 새 신장을 이식받은 후 지난 25일을 기점으로 61일을 맞아 최장수 돼지 장기 이식 수혜자가 됐다. 루니는 계속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편집 돼지 장기 이식을 받은 미국인은 그동안 4건(심장 2건, 신장 2건)뿐이며, 모두 2개월 이상 생존한 사람은 없다. 루니는 미국내 다섯번째 이식 수혜자이다.

이식 수술을 주도한 뉴욕대(NYU) 랭곤 헬스의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는 루니의 신장 기능이 완전히 정상이라며 “길거리 사람들은 그녀가 돼지 장기를 이식한 채 걸어 다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면서 “우리는 신장이 상당 기간 동안 계속 잘 작동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라와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장이 필요하고 수천 명이 기다리다 사망한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돼지의 장기를 인간과 더 유사하게 유전자 변형을 한다.

지금까지 돼지 장기 이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른 방법이 없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상황에서만 허용하는 사례였다. 루니의 신장을 제공한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사는 최근 FDA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다.

루니는 돼지 신장이나 심장을 이식받은 후 사망한 이전 수혜자들과는 달리 별다른 질환을 안고 있지 않았다.

루니는 1999년에 어머니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이후 임신 합병증으로 고혈압이 발생하여 남은 신장이 손상됐다. 신장 기증자의 남은 신장 마저 손상을 입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식 수술팀, 거부 반응 치료 성공

신장 기증자는 이식 대기자 명단에서 우선순위를 부여받지만 루니는 다른 사람의 신장을 공격할 수 있는 항체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8년간 투석을 받았다. 의사들이 루니가 장기를 기증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결국 루니는 유전자 편집 돼지 장기 이식 실험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봄 세계 최초의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 이식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뉴욕대학교에서 두 명의 환자에게 시행됐다.

두 환자 모두 심각한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환자는 돼지 신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되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나, 이식 후 약 한 달 동안 집에서 지낼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을 보이기도 했다. 뉴욕대학교의 환자는 심장 합병증으로 돼지 신장이 손상되어 신장을 제거해야 했고, 이후 사망했다.

이같은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루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루니는 투석으로 몸 상태는 좋지 않았으나 심장병이나 다른 합병증은 없었다. 결국 FDA는 루니가 뉴욕대학교에서 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루니는 11월 25일 수술 후 11일 만에 퇴원했고, 이후 몽고메리 박사팀은 약 3주 후 거부 반응이 시작되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 이같은 발견은 2023년 시신 기증자에게 행한 한 이식 실험에서 배운 것이었다. 몽고메리 팀은 루니를 성공적으로 치료했고, 이후로 루니에게서 거부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루니의 새 신장이 얼마나 오래 작동할지 예측할 방법은 없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다시 투석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루니는 자신의 새 장기가 실패하더라도 의사들은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며 “시도하기 전까지는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