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치명적 실수, 비장 대신 간을 제거… 병원 은폐 시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의 한 외과의사가 비장을 제거하는 대신 간을 잘못 제거해 환자가 사망했고, 병원 측이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플로리다 월턴 카운티에 위치한 애선션 세이크리드 하트 에메랄드 코스트 병원에서 2023년 8월 21일, 외과의사 토마스 샤크놉스키는 윌리엄 브라이언의 비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던 중 간을 잘못 제거했다. 플로리다 주 외과총감이 발행한 긴급 명령에 따르면, 샤크놉스키는 브라이언이 출혈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간을 절개했다.

수술 도중 샤크놉스키는 "누가 봐도 간임을 알 수 있는" 장기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이를 비장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브라이언은 결국 사망했다.

병원과 의료진, 사망 원인 은폐 의혹

브라이언의 가족은 1월 30일 샤크놉스키와 병원, 소속 의료진을 상대로 114쪽 분량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병원과 간호사들은 수술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브라이언의 사망진단서와 기타 공식 사망 기록을 조작했다.

소송 대상에는 샤크놉스키뿐만 아니라 애선션 병원(Ascension), 제네시스케어 USA(GenesisCare USA) 및 간호사 4명이 포함됐다. 브라이언 가족 측 법률 대변인은 "샤크놉스키는 당시 제네시스케어 소속 의사였다"고 밝혔다.

소장에서는 "병원과 간호사들은 브라이언의 사망을 정확하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사망 원인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선션 병원 측은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제네시스케어는 "브라이언 가족과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소송 관련 사안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의료 과실 전력… 면허 박탈

샤크놉스키는 이전에도 심각한 의료 과실로 논란이 됐다. 플로리다 주 외과총감 조셉 라다포(Joseph A. Ladapo)는 "샤크놉스키가 반복적으로 심각한 외과적 오류를 저질러 환자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며 그의 의료 면허를 정지시켰다.

샤크놉스키는 2023년 7월에도 또 다른 환자를 수술한 후 사망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23년 5월에는 한 환자의 부신을 제거하는 수술 중 실수로 췌장의 일부를 잘못 절제해 환자가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됐다.

플로리다 주의 긴급 면허 정지 명령서에서는 "샤크놉스키의 의료 행위는 공공 보건과 안전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명시됐다.

그는 플로리다뿐만 아니라 앨라배마 주에서도 의료 면허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앨라배마 주 의료심의위원회는 2023년 10월 23일 그의 면허를 일시 정지했다. 이후 1월 31일, 샤크놉스키는 자진해서 면허를 반납했다.

유가족 "의료 과실 책임 물을 것"

브라이언은 앨라배마 주민으로, 아내와 함께 플로리다의 휴가용 주택을 방문 중이었다. 그는 8월 18일 병원에 입원했으나, 자신의 주치의를 만나기 위해 앨라배마에서 치료받고 싶다며 수술을 거부했다. 하지만 결국 며칠 뒤 수술을 받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브라이언의 아내 베벌리 브라이언(Beverly Bryan)은 "내 남편은 수술실에서 살해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분노를 표했다.

유가족 측 변호인 조 자르자우(Joe Zarzaur)는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가족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의료 과실과 병원의 은폐 시도를 철저히 밝혀내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소송은 배우자 보호 및 동반자 상실에 따른 피해, 정신적 고통, 장례비, 의료비 등을 포함해 5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