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앨패소 포트 블리스, 이민자 구금 모델 기지 될 가능성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군사 기지를 불법 이민자 수용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계획은 전시 자원을 대규모 추방 작전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텍사스주 엘패소 인근 포트 블리스(Fort Bliss)에 최대 1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수용할 수 있는 구금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포함된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포트 블리스가 향후 전국적으로 확장될 군사 기지 구금 시설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로운 시설들은 유타주에서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까지 전국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이는 현재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수용 시설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에서 내세운 대규모 추방 공약과 맞물려 있으며, 미국 내 이민 단속의 군사화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군사 기지를 활용한 전국적 구금 네트워크 구축

전직 국경순찰대장인 길 컬리코프스키는 이 계획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다. 수용과 관리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며, 자원 소모도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미 국방부는 국경 순찰을 돕기 위해 5000명의 현역 군인과 주방위군을 남부 국경에 배치한 상태이며, 이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이민자 체포 속도는 전국적인 군 기지 네트워크를 가동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1월 21일부터 2월 13일까지 ICE가 체포한 불법 이민자는 1만5000명이 넘는다.

백악관 브리핑에서 스티븐 밀러 트럼프 대통령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를 개방하고 있으며, 군용기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이민자 추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군 자산 활용해 불법 이민자 수용"

포트 블리스를 방문한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은 "국방부의 모든 자산이 불법 체류자 추방과 구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부는 포트 블리스에서 두 달간의 운영 평가를 거친 후, 국경 인근 및 전국의 공군기지를 포함한 다른 군사 기지로 이 계획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민자 수용 시설이 들어설 지역으로는 플로리다, 뉴저지, 유타, 뉴멕시코 등이 포함된다.

현재 ICE는 민간 교도소 및 지역 구치소에서 약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 중이지만, 수용 인원이 점점 증가하면서 추가 시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테레사 카디널 브라운 전 국경보호국 정책 고문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ICE의 기존 시설이 부족하고, 침대 공간도 점점 모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트 블리스를 비롯한 군 기지에서 이민자를 수용하는 방안은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미 보건복지부(HHS) 내부 감사관은 포트 블리스에 수용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족한 자원과 관리 부족으로 인해 극심한 불안과 공황 발작을 겪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기지를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추방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