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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제] 국제
 
파키스탄 정부, 미군 오폭에 강력 항의
수천명 반미-반정부 시위...일부 건물 방화-기물탈취

(마이애미) 안태형 기자 =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14일 파키스탄 북서부 다마돌라에 가해졌던 미군의 공습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18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사망케한 사실을 비난했으며, 파키스탄 카르 시에서는 수천명이 반미-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파키스탄 정보 당국자는 미군이 당초 알카에다의 2인자 알-자와히리를 목표로 공습을 감행했으나 당시에 그는 그 마을에 있지 않았음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 지난 14일 미군의 오폭으로 18명의 파키스탄 민간인들이 사망한 소식을 전한 AFP 통신. 사진은 파키스탄의 다마돌라에 떨어진 포탄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파키스탄 노인

라쉬드 아메드 파키스탄 정보부 장관은 지난 14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공습을 대해 비난하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확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공습지였던 다마돌라를 포함하고 있는 바자우르의 한 지방관리는 6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8명의 민간인이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보부의 한 관리는 사망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11명의 아랍인과 파키스탄인 무장단체 전투원들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공습을 당한 다마돌라는 이전에도 반테러작전의 중심지였다. 파키스탄 당국은 2004년 4월에도 이 마을에서 무장단체에 은신처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성직자마울라비 파키르 모하매드에 대한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도피중이었으나 지난 13일 사망한 민간인들의 장례식에 다시 나타나 공습을 비난하는 연설을 하고는 즉시 그 자리를 떠났다.

한편 미국과 파키스탄 당국은 이 공습이 13일 이른 아침에 미사일을 장착한 원격조종 폭격기인 ‘프리데이터’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앙정보국 (CIA)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보통 미중앙정보국이 ‘프리데이터’에 의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중앙정보국은 비밀작전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블레어 존스도 14일 이 사건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은 14일 사와비지역 공무원들과의 회의에서 "누가 이 공습을 자행했는지, 그리고 외부인이 이 공습에 연루되어 있는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수천명 반미-반정부 시위...일부건물 방화-기물 탈취

한편 바자우르 지역 행정중심지인 카르 시에서는 14일 한 지방의원이 주도한 시위에 수 천 명의 마을주민이 가세해 이번 오폭 사건에 대해 항의하고 반미-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해산한 후에도 8~900명에 이르는 시위 군중들은 계속 난동을 부리면서 시내에 위치한 두 곳의 비정부기구 사무실을 공격했다.

군중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인 ‘베스트 (BEST)’의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탈취하고 건물에 방화했으며, 다른 이탈리아 구호단체인 ‘인터에스오에스 (Intersos)’도 공격을 받고 기물들이 탈취당했다.

파키스탄의 한 정보부 당국자는 14일 공습과 관련 "자와히리가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던 만찬은 13일 저녁에 있었으며, 성직자 마울라비 리아가트도 그 만찬에 참석했지만 자정 무렵 모임에서 떠났다"고 말했다.

자와히리가 공습의 목표였다고 인정한 한 미국관리는 공습 당시에 그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단언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 미국관리는 "정보라는 것이 종종 완벽하지는 않다"면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자와히리, 오사마 빈 라덴,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을 색출하기 위한 작전을 계속 강력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보부 당국자는 미국정보부와 파키스탄 정보부가 바자우르에 있었던 자와히리를 지난 6개월 이상 추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빈라덴과 달리 자와히리는 추종자들을 위해 몇개의 비디오테입과 오디오테입을 찍어서 내보내고 서구에 또 다른 테러위협을 가하는 등 왕성한 외부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빈라덴보다 훨씬 더 이동이 잦아서 상대적으로 추적하기가 쉬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와히리는 모만드 부족출신의 파슈툰 아내를 두고 있으며, 아내와 두 아이를 만나기 위해 가끔씩 바자우르와 모만드 사이의 국경에 위치한 장인의 집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한 그는 무장단체 전투원들이 훈련을 받으며 국경너머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바자우르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왔다.

아프간 접경 오폭 빈발...미군 공격시 당사국과 협의 요구

이번에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의 공격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가장 최근들어 두 번째다.

지난 1월 7일 아프가니스탄 국경과 가까운 북 와지리스탄 마을에 위치한 한 성직자의 집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8명이 사망했다.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9일 동맹국들과 함께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실수로 잘못 행해진 미군작전들로 인해 많은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2002년 7월에는 결혼식에 참석중이던 십 수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미군공습으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결혼식 참석자들이 축포를 쏘고 있었다고 말하는 반면, 미군관계자는 방공포를 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이후 미군은 잠시동안 공습을 제한하기도 했다.

2003년 12월에는 후탈라 지역에서 행해진 프리데이터의 공습으로 9명의 어린이들과 한 남자가 사망했다. 원래 목표물은 외국에서 온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 공격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한 탈레반 지지자였으나 그는 사망자중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며, 공습 당시 그가 그 장소에 있었는지 조차도 밝혀지지 않았다.

미군 사령부는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마을로 장교들을 보내 사과했다. 이로인해 '엄청남 충격을 받았다'고 밝힌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앞으로 미군이 공격할 때 항상 아프가니스탄과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올려짐: 2006년 1월 15일, 일 9:1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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