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야생동물 관리국, 해당 곰 사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 남서부에서 발생한 흑곰의 공격으로 88세 남성과 반려견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이 플로리다에서 매우 드물게 발생한 치명적 곰 공격 사례로 보고 있다.

콜리어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사고는 네이플즈 동쪽의 외딴 지역에서 5일 오전 7시경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빅 사이프러스 야생동물 관리구역 바로 남쪽에 위치해 있다. 사망자는 이 지역의 오랜 거주자인 로버트 마르켈(88)로 확인됐다. 곰은 주택에 침입해 마르켈과 그의 반려견을 공격해 숨지게 했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보호위원회는 9일 성명을 통해 야생동물 관리국 직원들이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서 사살한 흑곰 3마리 중 1마리가 DNA 분석 결과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콜리어 카운티 검시관의 1차 부검 결과 263파운드의 수컷 흑곰의 몸속에서 마르켈의 일부 유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해당 곰의 DNA는 마르켈의 시신, 자택 내부 그리고 숨진 반려견의 몸에서도 검출됐다.

사건 이후 당국은 지역에 경계령을 내린 뒤 곰을 포획하기 위해 여러 개의 덫과 카메라를 설치했고, 흑곰 3마리를 사살해 게인즈빌의 연구소로 보내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야생동물 당국은 이번 공격이 발생하게 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건은 마르켈의 딸이 곰이 개를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911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수색에 나선 구조대는 마르켈의 시신을 자택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플로리다의 흑곰은 한때 멸종 위기종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특히 북부와 중부의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지나 사유지까지 출몰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플로리다에서 곰과 사람 간 물리적 접촉이 발생한 42번째 사례이며, 이전 마지막 접촉 사례는 지난 2월 15일 실버 스프링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플로리다 전역에는 4000마리 이상의 흑곰이 서식하고 있으며, 북부 팬핸들 지역부터 중부 오칼라 국유림, 남서부 빅 사이프러스 보호구역까지 분포하고 있다.

FWC는 최근 흑곰 개체 수 증가에 따른 인명 피해 우려로 10년 만에 곰 사냥 재개를 검토 중이며, 이 제안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FWC는 흑곰이 일반적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하지만 먹이를 찾기 위해 주거지 인근으로 내려오는 일이 종종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FWC 웹사이트에서 제시한 흑곰 대처방법이다.

흑곰을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을 때 대처 요령

- 우선 똑바로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한다,
-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 서서히 뒤로 물러나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되, 곰이 도망갈 수 있는 길은 남겨둬야 한다.
- 곰과 직접 눈을 마주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행동은 곰에게 공격적인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만약 곰이 물러나는 행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화를 내는 듯 보이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피해야 할 행동

- 갑작스럽거나 빠른 동작을 하지 말고, 뛰지 않아야 한다. 곰은 시속 56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어 도망가는 사람을 쫓는 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
- 흑곰 앞에서는 죽은 척하는 것은 금물이다. 검은곰은 죽은 것 또는 죽은 척하는 것을 먹이로 인식할 수 있다.
- 나무를 타는 것도 위험하다. 검은곰은 30초 만에 30미터 높이까지 나무를 탈 수 있다.
- 곰에게 다가가거나 놀라게 하는 일은 피해야 하며, 특히 부상당한 곰일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곰이 공격할 경우

흑곰이 실제로 공격해올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반격해야 한다. 돌, 나뭇가지, 심지어 맨손이라도 이용해 맞서 싸운 사례들이 있으며, 실제로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흑곰의 공격을 물리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