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보편적 학부모 선텍권' 의제 반영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연방하원 공화당이 공립 예산으로 사립 및 종교계 학교 진학을 지원하는 사상 초유의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연간 최대 50억달러를 장학금 형태로 책정해, 가정이 자녀를 공립학교 외의 교육기관에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고로 플로리다주는 지난해부터 '사립학교 바우처(장학금)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12일 발표된 예산 조정안의 일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보편적 학부모 선택권' 의제를 반영한 것이라고 <에이피통신>이 같은날 보도했다. 대부분의 가정이 이 프로그램 대상이 되며, 지역 중위소득의 3배 이상을 버는 가정을 제외하고는 신청할 수 있다.

매체에 따르면 공화당 측은 저성과 공립학교에 배정된 학생 가정에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상원에서 비슷한 제안을 후원한 루이지애나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빌 캐시디는 "부모가 자녀에게 최선의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꿈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부자들의 자금 또는 주식 기부로 운영되며, 기부자는 해당 금액만큼 세금 감면을 100%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식을 기부할 경우 양도세를 피할 수 있어, 사실상 세금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립학교 바우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성과가 낮은 학교에 배정된 가정에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이 제도가 대다수 학생이 다니는 공립학교의 재정을 축소시키는 동시에, 부유층에게만 유리한 세금 회피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립학교를 대표하는 AASA(미국 학교 관리자 협회)의 사샤 푸델스키는 "이런 프로그램은 이미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가정을 돕는 데만 쓰이고 있으며, 낭비·사기·악용 사례가 빈번하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교육부 규모를 축소하고 공립학교 예산, 특히 10억달러 규모의 정신건강 보조금 및 교사 연수 예산을 삭감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을 포함한 공화당 성향 주에서는 이와 유사한 세액공제 장학금 및 사립학교 바우처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텍사스는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바우처 프로그램을 통과시켰다. 공립학교 지지자들은 이로 인해 공립학교 등록률이 감소하고 학생 1인당 지원금이 줄어드는 등 공립학교에 남은 가정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