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도 예외 아냐"... 구식 인프라와 개발이 침수 악화시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기상 전문가들이 올해 허리케인 시즌이 예년보다 활발할 것으로 예보하면서, 중앙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홍수 피해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6월 1일~11월 30일) 동안 이름이 붙는 폭풍이 13개에서 19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 플로리다는 해안 지역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반복된 폭우로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플로리다 전 주지사이자 현 상원의원 릭 스콧은 지난 5월 29일 세미놀 카운티 비상대응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해안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허리케인을 걱정하지 않지만, 지금의 허리케인은 '물 폭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침수가 없던 지역에서도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리 라키 세미놀 카운티 공공사업국장은 2017년 이후 중앙 플로리다에서 '100년 빈도의 홍수'가 네 차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통계적으로 1년에 단 한 번 일어날 확률 1%의 강수량이 수년에 걸쳐 반복됐다는 의미다.

올로 비스타 지역의 레비 윌리엄스는 2017년 허리케인 어마 당시 처음으로 집이 침수되었고, 2022년 허리케인 이언 때 또다시 물난리를 겪었다. 그녀는 "물 속에서 물고기와 올챙이가 헤엄치는 걸 봤다"며 "우리는 날씨를 통제할 수 없지만, 대비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이언 때는 국방부의 고수위 차량이 주민들을 구조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오시올라 카운티의 진 브로어 부부는 이언으로 인해 2주 넘게 호텔 생활을 해야 했고, 당시 스트레스로 인해 그녀는 이듬해 1월 뇌졸중을 겪었다.

이후 카운티는 운하 준설 작업을 시행했고, 홍수 예측 소프트웨어 '플러드와이즈(FloodWise)'를 도입해 허리케인 3일 전까지 거리 단위로 침수 위험 지역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샌포드 인근 미드웨이 커뮤니티의 주민 에머리 그린 주니어는 "배수 시스템이 수십 년간 방치돼 침수가 더 심각해졌다"며 "우선순위로 다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역은 주변 신축 주택 증가로 인해 폭우 시 배수로가 나뭇가지와 이물질로 막혀 도로와 마당이 자주 잠긴다.

알타몬트 스프링스의 스프링 오크스 주민들은 과거 허리케인 어마, 이언, 밀턴 때 카약을 타고 집을 빠져나와야 했다. 알란 와일랜드 주민은 "이제는 미리 대비하는 법을 배웠다"며 모래주머니와 비상 물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로 비스타에서는 이언 이후 오렌지 카운티가 2150만 달러를 들여 저류지를 깊게 파고 펌프와 배수관을 설치했다. 그 결과 작년 허리케인 밀턴 당시 6인치 비가 내렸지만 더 이상 침수된 주택은 없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좀 더 일찍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허리케인 어마와 이언으로 손상된 자신의 집을 떠올렸다.

올리비에 웰셔는 "우리는 이언 때 처음으로 심각한 침수를 겪었고, 곧바로 열대성 폭풍 니콜이 이어졌다"며 "올해도 허리케인 시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중앙 플로리다 전역에서는 해수면과 무관한 지역도 허리케인의 간접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용품 구비, 홍수 보험 가입, 차량 이동계획 수립 등 사전 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