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국가 아닌 이상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할 수 있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이 4월중에 방북을 원하고 이를 위해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일보는 31일 자에서 김 전 대통령이 방북계획과 관련, “금년부터 논의에 들어갔고 준비팀도 움직이고 있는데 4월 중·하순에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면서 “정부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세계일보 창간 17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나온 것이다.

또 세계일보는 김 전 대통령은 북한에도 이 같은 쪽으로 타진하고 가능하면 절차를 진행시켜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미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위폐 문제에 대해 신문에 “미국이 북한 위폐의 직접적인 증거를 갖고 얘기하는 것 같지 않다”며 “지난해 9월 2단계 4차 6자회담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직후 미국이 찬물을 끼얹듯이 위폐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 우연인지, 아니면 미국 내 강경세력이 6자회담에서 양보했다고 반발해서 그런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며 미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중국이 북한의 희귀한 자원 캐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북한에 중국의 자본과 상품이 홍수같이 밀려들고 있고 중국이 북한의 희귀한 지하자원을 캐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북한이 중국 경제권에 통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남한이 북한에 많이 진출해서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권익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특히 남한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와 관련, 신문에 “종속국가가 아닌 이상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이 북한을 지나치게 압박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안 되고 한반도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크게 보면 미국의 북한 정책은 일관된 것이 없다”며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 1기 4년 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등 상황만 악화되고 미국은 얻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도 “(9·19공동성명에 따르면)북한은 완전히 핵을 포기하고 철저한 감시를 받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을 봉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