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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제] 국제
 
영국 작가 "부시-블래어, 이라크전 조작 모의했다"
필립 샌즈 '무법천지' (Lawless World)서 주장

(마이애미) 김명곤-안태형 기자 = 2003년 1월 마지막 날, 그 날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발언하기 바로 5일 전이었다.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래어 영국 수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설득시킬 충분한 증거가 존재한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채 보좌관들과 함께 백악관에서 만났다. 안보리의 결의안 없이는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이라크 침공계획은 국제법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부시는 회담에서 미군 정찰기를 유엔기로 색깔을 변조해서 후세인의 군대가 공격하는지 어떤지를 시험해 보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제2차 유엔 결의안 채책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은 전쟁일자를 3월 10일로 못박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레어는 부시의 의견에 "확고하게" 찬동을 표했다.



▲ 필립 샌즈의 책 '무법 천지' (Lawless World) 표지

위의 내용은 양국작가 필립 샌즈의 책 '무법 천지' (Lawless World)의 개정판에 실린 것이다. 샌즈는 이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언론들은 회담에 참석했던 인물 중 하나인 당시 블래어 수상 안보보좌관이자 현 주미영국대사인 데이비드 매닝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샌즈는 그가 책에 인용한 비밀 문건의 진위에 대해 11일 < LA 타임스 >에 "문서들은 부인되지도 않았고, 부인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의 < 채널 4 뉴스 > (Channel 4 News)와의 인터뷰에서도 그 문서는 영국 밖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 텔레비젼은 지난주 방송에서 그 문서의 발췌본을 제시했다.

블래어 수상의 대변인은 샌즈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회피하고 이라크전 개시 이틀 전인 2003년 3월 18일 영국의회가 영국군 파병을 승인하기 전에는 이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종래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매닝 대사의 대변인 또한 매닝 대사는 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샌즈(45)는 국제법 교수이며 블래어 수상의 부인이 일하고 있는 런던의 매트릭스 법률사무소의 설립 멤버중 하나이다. 작년에 출간된 그의 책은 원래 이라크전 결정과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영국에 의해 성립되었던 '법률에 기초한' 국제체제를 영국과 공모한 부시행정부가 어떻게 허물고 있는지를 다루기 위한 것이었다.

"부시-블래어, 전쟁 개시 6주전에 이라크 침공 결정"

샌즈는 그의 새 책에서 부시 대통령과 블래어 수상이 유엔의 승인이 없더라도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이라크에 침공할 것을 전쟁개시 6주일 전에 이미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그가 인용한 회담 비밀문건에 따르면 부시는 블래어에게 “미국은 U2정찰기를 유엔기로 변조시켜 이라크 상공으로 보낼 것을 검토중이다, 후세인이 이 비행기를 공격한다면 이는 유엔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 채널 4 뉴스 >도 지난 2일 방송에서 이 내용을 그대로 내보냈다.


▲ 필립 샌즈가 '무법천지'(Lawless World)에서 부시와 블래어의 이라크전 조작을 사전 모의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한 영국의 <채널 4 뉴스 > 사이트.

또한 부시는 한 이라크 망명자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공개할 예정이며 사담 후세인이 암살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이라크를 침공한다 하더라도 이라크가 격전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래어는 아랍국가를 포함해서 전세계적인 반대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제2차 유엔안보리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면서도 부시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샌즈는 책에서 “자료들은 부시나 블래어 모두 그들이 가진 증거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었으며,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면 왜 사건을 조작하는 데 이처럼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샌즈는 미국과 영국의 행위는 유엔헌장, 세계인권선언, 제네바협약 등 국제관계의 중요한 요소들을 허무는 행위이며 결국 이라크에서의 국제적 협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샌즈는 이와 같은 행위가 국제관계에서 무력사용은 자기방어를 위한 경우이거나, 아니면 안보리가 승인하는 경우로 되어있는 국제법의 전통적 원칙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결코 자기방어를 주장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양국 정부 당국자들, '이라크 공격 미리 결정' 부인

한편, 양국 정부 당국자들은 조작 모의설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한채 부시와 블래어가 이라크전 개시 6주전에 이미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합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정면 부인했다.

미 국무성 숀 맥코믹 대변인은 < LA타임스 > 11일자에 "이같은 주장은 계속 되풀이 되어 온 것이다"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그 시점(2003년 1월 31일)에 외교적 해결방안이냐 아니면 군사적 조치냐에 대해 결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영국정부 대변인 이안 글리슨도 영국은 2003년 3월 18일까지는 무력사용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후세인을 무장해제시키기 위해 다른 여러 방법들을 동원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의문점들은 이미 철저하게 조사를 마쳤기 때문에 더이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샌즈는 "불래어는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여부와 미국의 이라크전 지원 약속 여부에 대해 의회를 오도했다"면서 블레어 수상에 대한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새로운 자료들이 블레어 수상을 탄핵하는 기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려짐: 2006년 2월 13일, 월 9:3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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