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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에세이] 기고
 
[이민법 상담] 의회 이민법 개정, 어떤 과정 거치나?
소위원회-위원회 거쳐 상-하원 통과해야

최근 의회에서는 이민법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논의되고 있는 개정 안들 가운데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불법체류자들에게 취업을 허용하고 종래는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케네디-메케인 법안'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분들이 미국의 이민법의 개정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 위일선 변호사

먼저 미국에서 이민법을 포함해 각종 연방 법률이 개정되는 과정을 간추려 보자. 우선, 미국인이면 누구나 'Bill' (빌)이라고 부르는 법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법안을 의회에 상정하는 것은 반드시 연방 의회의 의원을 통해야 한다. 많은 이익집단들이 로비스트를 고용해 연방 상원의원(Senator) 및 하원의원(Congressman)들을 공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의원을 법안의 스폰서라고 부른다. 상원이나 하원에 제출된 법안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해당 분야의 법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위원회(Committee)로 넘겨지게 된다. 각 위원회마다 전문성이 세분된 소위원회 (Subcommittee) 들이 있어서 해당 위원회로 넘어 온 법안들은 다시 적합한 소위원회로 넘겨진다. 이민법안의 경우에는 법사위원회로 넘겨지고, 법사위원회 내에서 다시 이민법소위원회로 넘겨지게 된다.

이민법 소위원회 수렴 과정 거쳐 법사위로

이민 법안의 처리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민법소위원회는 이민 업무를 관장하는 정부기관으로 부터 의견을 듣기도 하고 청문회를 개최해 일반 대중의 의사를 수렴하기도 한다. 물론, 이민 변호사나 이민변호사협회 등 전문가의 견해를 청취하기도 한다.

이민법소위원회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해당 법안을 법사위원회에 회부(Report)하는데, 호의적인 견해를 달아 회부하기도 하고 아무런 견해를 달지 않고 회부하기도 한다. 법안을 수정 가감해 회부하는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법안을 법사회원회로 회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법안을 “사멸시킨다”(“Kill”)고 하는데, 이러한 법안은 더 이상 논의되지 않게 된다.

법사위원회는 이민법소위원회로부터 법안을 회부받은 후 소위원회에서 올라온 보고서나 수정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추가 심의를 한 다음 표결에 부치기도 하고, 그대로 표결에 부치기도 한다. 법사위원회의 표결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 혹은 하원의 본회의에 상정된다. 법사위는 법안에 대한 결정을 무기 연기할 수도 있다.

상원이나 하원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들은 의사 일정에 따라 논의(Debate)에 들어간다. 일정 기간 논의를 거친 법안은 표결에 들아가는데, 법안의 통과 여부는 단순과반수의 표를 얻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상원에서 발의되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다시 하원 본회의에 넘겨져서 하원의 표결을 거쳐야 하고,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져서 상원의 표결을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양원을 통과한 이민법안은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비로소 법률이 된다.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을 할 수도 있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최근 뉴스의 촛점이 되고 있는 이민법 개정안은 상원에서 발의되어 논의 중인 케네디-맥케인 법안과 하원에서 지난 12월 통과된 센센브레너 법안이다.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불체자들에게 취업을 허용하고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까지도 허용하고자 하는 상원의 법안이 1,200만으로 추산되는 불체자들에게 복음과도 같은 개선안이라면, 국경 수비와 단속강화를 골자로 하는 센센브레너 법은 이민법 개악의 한 예라고 볼 수 있겠다. (두 법안의 내용은 한국주간 4월 5일자 기사 참조)

상원-하원 법안, 왜 그렇게 '천양지차' 보일까

그러면 연방 상원과 하원의 법안이 이토록 천양지차로 다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반이민 정서가 강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 하면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원인은 상원과 하원의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헌법은 50개 주가 각각 두 사람 씩의 상원 의원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원 의원들은 주 전체를 선거구로 갖게 된다. 이들은 국가적인 관심사 내지는 해당 주 전체를 염두에 두고 워싱턴을 주 무대로 활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 중 상당 수는 대권을 염두에 두고 정치행보를 한다. 따라서, 모든 정치적인 이슈에 큰 틀에서 읽고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인구 수에 비례해 그 숫자가 정해지는 하원 의원들은 제한된 지역을 자기 선거구로 갖는다. 따라서 이들은 자기 지역 선거구민들의 정치 성향과 여론 동향에 극히 민감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잡힌 미국에서는 자기 선거구의 여론을 잘 읽고 그에 부응하느냐의 여부가 정치 자금의 모금과 다음 번 선거에서의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동안 이민 문제 혹은 이민법과 관련하여 지역 단위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 온 것은 대부분 반 이민 정서가 강한 공화당원 및 공화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반이민 그룹들이라는 데에 있다. 공화당의 일부 상원 의원들이 케네디-메케인 법안을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것과 달리,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이 불체자들에게 혜택을 주려는 어떠한 법안에도 압도적 반대를 표명하고 있는 것에는 이런 요소가 작용을 한다.

상원에서는 지난 4월 6일자로 이민법 개정 찬성 그룹과 반대 그룹의 지도자들 사이에 절충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안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이미변호사협회가 파악한 골격은 다음과 같다: 첫째, 5년 이상 미국에 거주하면서 일을 한 사람에게는 취업이 허용된다. 이들은 6년 내지 8년 간 일을 하면서 범죄 사실이 없고 소정의 영어 교육을 이수하면 영주권과 시민권 신청이 허용된다. 물론, 세금을 내야 하고 상당한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두번째 그룹은 2004년 1월 7일 이전에 미국에 입국을 한 불체자로서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취업은 허용되나 상당한 금액의 벌금을 내야 하고 3년 이내에 미국을 떠나야 한다. 이들에게는 재입국이 허용되고, 재입국 후 소정의 취업 과정을 거친 다음에는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마지막 그룹은 2004년 1월 7일 이후 미국에 입국한 불체자들인데, 이들은 미국을 떠나야 한다. 다만, 장차 정해질 임시 취업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미국에 입국해 일을 할 수 있다.

상원 통과 기대할 만...하원 통과가 관건 될 듯

최종 법안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 지, 또 최종안이 상원 본회의를 과연 통과할 수 있을지 이직은 미지수다. 공화당의 반대론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무제한 시간을 끌어서 법안 처리를 무산시키는 소위 '의사진행방해' (Filibuster)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는 것과 현재의 지지 분포를 보아 법안의 상원 통과는 기대할 만 하다.

다만, 상원 통과 후 하원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지, 또 불체자 구제 방침을 발표만 해 놓고 정작 법 개정에는 냉담해 온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 지 아직은 불확실 한 것이 너무 많다. 모쪼록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볼 일이다. / 위일선 변호사 (본보 필진) 질의처: 407-629-8828.
 
 

올려짐: 2006년 4월 14일, 금 11:1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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