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주민들 "웨스트 뱅크 점령 강화시키 위한 책략" 의심


이스라엘 내각이 압도적 찬성으로 아리엘 샤론 수상이 제안한 역사적인 가자지구 철수안을 통과 시켰다고 20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샤론 수상의 제안은 가자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8000명의 이스라엘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샤론이 제안한 가자지구 불개입 안이 내각투표에서 17대 5로 통과됨으로서 샤론 총리를 팔레스타인 점령지로부터 철수를 명령하는 최초의 수상이 되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각의에서는 웨스트 뱅크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시키기를 희망해 온 샤론이 내놓은 광범위한 분리장벽 축조에 대한 새 루트 안이 통과되었다.

7월20일 철수 시작, 가을 철수 완료

각의에서 이같은 가자 철수안이 통과된 수시간 후 샤론 수상과 샤울 모패즈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거주민들의 소개령에 사인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7월 20일부터 철수하도록 계획이 잡혀 있으며, 가을까지 철수를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론은 이날 예루살렘에 있는 미국계 유태인 그룹에서 가진 연설에서 "가자지구 철수와 네개의 북부 웨스트 뱅크 거주민들에 대한 철수안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가 없을 지라도 결단을 해야 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순간들이 존재한다 면서 나는 수상으로서 전반적인 상황을 보아야만 했다"면서 "가자 불개입 안이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정치적인 해결점을 찾는 과정의 재출발일 뿐 아니라 경제적인 면과 우리의 국제적인 입지를 세우는 것임을 믿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샤론수상의 제안에서 나온 다섯표의 반대는 모두 여당인 리쿠드 당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반대표 중에는 샤론의 라이벌인 벤자민 네탄야후 재무장관이 포함되었다고 AFP통신은 밝혔다.

이날 내각의 이같은 승인은 평소 샤론을 열렬히 지지해온 가자지구 거주민측에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예슈아 거주민 위원회는 성명에서 "샤론은 그의 정부를 우에서 좌로 탈바꿈 시키는 정치적인 반란을 일으켰다"면서 '이같은 반란의 목적은 유대와 사마리아(웨스트 뱅크) 및 가자 지역의 유태인 거주자들을 싹쓸이 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 철수안은 웨스트 뱅크 정착 강화시키려는 계략"

한편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일단 이번 이스라엘 내각의 결정을 환영하고는 있지만, 샤론이 그동안 제한적인 철수만이 이스라엘의 웨스트 뱅크 점령을 확고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해 온 점을 들어 가자지구로부터의 전면적인 철수에 대해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팔레스타인 노동장관인 가산 카티브는 AFP 통신에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가자지구) 철수안이 웨스트 뱅크에 정착촌을 확대시키려는 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이스라엘 내각의 철수안을 전략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의심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 내각이 분리장벽 루트를 만드는 안을 통과시킨 점을 들어 이번 가자지구 철수안이 웨스트 뱅크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의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협상 대표인 새브 에라카트는 AFP통신에 "이스라엘이 장벽을 계속 구축하고 있는 것은 평화로 가는 여정을 재개하려는 노력을 훼손시키는 것이다"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 육군은 이스라엘 내각의 이번 결의를 확인하는 첫 단계로 약 500명의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석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육군은 총 7600명의 팔레스타인 포로들 가운데 900명을 석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명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