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경기 사상 최대 호황

지난해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처음으로 70%대(달러화 환산기 준)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가 2년 연속 뒷걸음질치는 등 내수경기가 극도로 부진했 던데 비해 수출경기는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며 수출과 내수 부문이 극심한 양극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28일 “지난해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3%로 전년도(61.3%)에 비해 9%포인트 상승,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 밝혔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6801억달러, 수출액과 수입 액은 각각 2538억달러·2245억달러 등 미 달러화 환산기준으로 계산했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이는 경쟁국인 대만(89.6%)보다는 낮지만 미국(19.5%)이나 일본( 21.8%)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고 중국(70.0%)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외의존도는 지난 2002년(57.5%) 이후 급상승하고 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에서 무역부문(수출+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75.8%에서 2004년 86.3%로 10.5%포인트 상승하면서 역 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록한 반면, 내수부문이 극도로 부진한 결과 대외의존도가 역대 최고치로 높아졌다”며 “올해는 수출부문의 성장세가 둔 화되고 내수부문이 회복세를 띠면서 대외의존도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외의존도가 크게 올라가게 되면 환율변동이나 유가급등, 세계 경제의 변화 등 외부변수의 급등락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함 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세에 걸림돌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대외 경제 상황에 따라 국내 경제가 크게 출 렁이면서 불안해진다”며 “지속적이고 안정된 성장세를 구가하 기 위해선 수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내수부문을 건실하 게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