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쿠르드족 이라크 정치권력 장악 확연해져

후세인 시절 해외에서 반체제 활동을 해 왔던 시아파의 이브라힘 자파리(58)가 지난 7일 이라크 최고의 권좌인 초대 총리로 임명됐다.

이라크 제헌의회가 지난 3일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한데 뒤이어 이날 내각 수상이 지명됨으로서 정정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일단 이라크는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큰 틀이 잡혀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7일자에 따르면, 이라크 과도정부 대통령에 취임한 쿠르드족의 잘랄 탈라바니와 두 명의 부통령으로 구성된 대통령위원회는 7일 시아파의 자파리를 총리로 지명했다. 지난 1월 총선을 치른 이라크는 오는 12월에는 새 헌법을 제정한다.

이번에 시아파 총리가 임명됨으로써 그동안 후세인의 수니파가 독점했던 정치권력이 시아파와 크르드족으로 이동하고 있음이 확연해 졌다.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지난 1월 총선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한데 이어 쿠르드족의 탈라바니를 대통령으로, 시아파의 아델 압둘 마흐디를 임명했으며, 수니파의 가지 야와를 또하나의 부통령으로 임명해 구색을 갖추었다.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진 자파리는 후세인 시절 다와당(Dawa)을 이끌다가 정치적 탄압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한 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귀국했다.

그가 이끄는 다와당은 오랫동안 종교 정부를 지향해 왔으나, 총선 이후 비종교 세력 및 비 모슬램 세력과도 연대할 뜻을 비추기도 했다.

자파리 "이슬람의 성법만을 따르는 정부를 목표로 하지 않을 것"

지난 1월 총선을 거부한 수니파까지도 새 정부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힌 자파리는 “다와당은 이슬람교의 성법만을 따르는 정부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권과 정의를 존중하는 정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아파와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여전히 정당에 따른 권력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정당에 따른 권력분배가 그동안 수니파가 독점한 권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재분배하고 쿠르드족의 독립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이라크 정치인들은 이러한 쿼터제는 종교 및 인종에 너무 치우쳐져 있다며 새 헌법이 개정된 후 진행될 다음 선거는 쿼터제 없이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아파 아야드 알라위 임시총리는 현재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대부분인 내각 중 상위 5개의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일반 이라크인들은 시아파 극단주의자들을 억제하기 위해 알라위 진영이 쿠르드족과 연대하여 내각에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기를 원하고 있다. / 편윤석-김명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