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국기에 경례하는 대통령... 의전 실수가 의미하는 것 [print]

[取중眞담] 한미정상회담, 차라리 미루는 게 나았다


▲ 22일 인스타그램 POTUS(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계정에 올라온 사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이 동시에 왼쪽 가슴에 손을 얹는 순간이 포착됐다. ⓒ POTUS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미 정상 만찬에서 미국 국기에 경례를 한 걸로 보이는 사진이 미국 대통령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외교의전은 국제사회에 정착된 것으로 아무리 국가 정상이라도 자기 마음대로 바꿔 적용하기 어렵다. 상대국에 결례가 되기 때문이다. 의전행사에 변화를 주려면 미리 상대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정상이 상대국 국기에 경례한 것은 결례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국 국민에는 실망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국 대통령이 세계 어디를 가도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히 활동하길 바란다. 이 점은 선거에서 대통령을 찍은 사람이나 찍지 않은 사람이나 누구든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기에 경례한 것은 어떤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경험 부족이 부른 단순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단순한 실수 하나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상징한다. 준비를 치밀하게 했다면 대통령의 외교의전 실수는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2일(21일 당시)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상대국에겐 새 정부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외교의전이 이래서 중요하고 준비를 많이 해야하는 이유다.

정상회담의 내용으로 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정상회담에서 얻은 게 많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대러시아 제재에 적극 참여를 끌어냈고 북한에 대해선 한미 공조뿐 아니라 일본 협력도 중요하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또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을 명시적으로 얻어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전략 전력이 한반도로 출동하는 걸 더 쉽게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미국 반도체 기술 기업의 한국 투자와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 쿼드 가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새 정부의 외교안보전략 기조가 '미국이 바라는 대로'라면 큰 성과를 거둔 정상회담이라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과연 외교안보전략이 정립된 상태에서 치밀한 협상 전략을 세워 정상회담을 치렀는지 의문이다.

새 정부는 미국 대통령의 통상적인 동아시아 순방 순서와 달리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도 "이번 정상회담은 대한민국 대통령 임기 중 미합중국 대통령과 가장 이른 기간 내 개최한 회담으로 기록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는데 대한민국 국격이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2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평가도 나왔다.

실상은 대통령 하나만 바뀌었는데, 자국 정상이 다른 나라 국기에 경례하는 모습을 봐야 했다. 대통령 한 사람의 실수로 치부할 수 있지만, 정상회담이 대통령 혼자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새 정부의 준비 부족이 초래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5월 25일, 수 10:2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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