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첫 만남서 '이스라엘 지원 우선' 밝혀... 예산안 통과는 미지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마이크 존슨 신임 하원의장이 2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분리해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에 약 610억 달러, 이스라엘에 143억 달러, 인도적 구호를 위해 91억 5천만 달러, 인도태평양 안보를 위해 20억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었다.

존슨 의장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의 목표와 최종 단계가 무엇인지 알고자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둘을 분리하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또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140억 달러의 예산 확보를 위해 다른 분야 예산 삭감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은 하원뿐 아니라 상원에서도 일고 있다.

로저 마샬 의원이 중심이 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26일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등을 위해 143억 달러를 원조하는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 지원 추가 세출법안을 냈다.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을 주도한 마셜 의원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를 보내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두 사안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하나로 묶어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크게 봤을 때 두 사안 모두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원이 신임 하원의장 선출 후 첫 예산 지출안을 통과시켰는데,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력이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요 예산안 처리에서도 공화당과 민주 불일치

하원은 26일 에너지 관련 예산 지출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210대 반대 199로 통과된 이 예산 지출안은 지난해 민주당이 공화당 지지 없이 승인한 기후와 세금 등과 관련한 지출안에서 50억 달러 이상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존슨 의원은 이 예산 지출안을 통과시킨 뒤에 "세출법안 처리를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실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회가 직면한 시급한 핵심 사안은 예산안 통과이다. 의회는 2023 회계연도 마감 당일인 지난 9월 30일 극적으로 임시지출안을 통과시켰다. 임시지출안은 정부의 부분폐쇄(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 일단 11월 17일까지 전년 수준으로 예산을 집행하도록 한 것이다. 마감 기한까지 3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이 기간 안에 협상을 통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셧다운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서 임시지출안을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존슨 의장이 11월 17일 마감 기한인 임시지출안을 내년 1월 중순 혹은 4월 중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가 각 예산 지출안을 심사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일단 시간을 벌어 놓자는 것이다.

하지만 임시지출안 연장과 관련해 공화당에서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존슨 의장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임시지출안과 관련해 특정 조건을 붙일 것을 원한다고 했으나, 이 조건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