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결정할 6개 경합주, 트럼프 48% vs 바이든 44%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내년 11월 5일 실시하는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CBS 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대 48% 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와 시애나대학이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다. 지난달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이렇게 6개 경합주에서 등록유권자 36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8%대 44%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경합주 가운데 5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됐다. 네바다주의 경우 52%대 41%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 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전 대통령을 누르게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가장 격차가 작은 주는 펜실베이니아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P 더 앞섰다. 반면, 위스콘신주 한 곳에서만 바이든 47% 대 트럼프 45%로, 2% 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해 그의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보다 4년 전인 지난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주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이들 경합주에서 다시 승기를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바이든 대통령 지지도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리는 이유가 뭘까.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유색인종과 젊은층의 지지도가 약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대로 보면 30세 미만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단 1% 포인트 앞서고 있다. 중남미계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는 볼 수 없었다. 또 다른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도 눈길을 끈다. 6개 경합주에서 흑인 유권자 2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뉴욕타임스>는 현대 정치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가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이렇게 높은 지지율을 보인 사례는 없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의 국정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경제 신뢰도와 이민정책, 국가안보, 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한 질문에서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 대응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38%에 그쳤고,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9%였다. 또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고령이라는 응답도 71%로 높게 나왔다.

한편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는 것이 좋다는 응답률은 31%이었고, 민주주의를 위해 나쁘다는 응답률이 41%로 훨씬 더 높았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 측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바이든 캠프 측은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자세다.

케빈 무노스 바이든 대선 캠프 대변인은 “1년 이전의 예측은 1년 후에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라면서 “과거 갤럽 조사에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8%P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년 후 신승을 거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노스 대변인은 “여론조사 결과에 초조해하지 않고 열심히 매진해 2024년에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화당 소속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가 6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다. 레이놀즈 주지사의 지지는 디샌티스 후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 때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위협했지만, 지금은 지지율이 전국 평균 14%에 머무르며 58%대를 기록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크게 뒤처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