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목표 달성 못해...2000년 5월 이후 처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장기화되면서 미 육군의 모병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에스 에이 투데이지 10일자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월별 모병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또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 회계연도 목표치인 8만명을 채우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심각한 상황에 처하자 최근에는 신병 지원자에게 4만불의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안이 마련되고 있다.' 4만불 보너스'안은 '채우기 어려운 보직'에 한해 제공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미 육군 프랜시스 하비 사무국장이 의회에 상정할 예정으로 만든 이 안은 또한 현역 8년 군복무를 약속한 신병에게는 5만불의 모기지 보조 혜택을 제공한다는 시범 프로그램도 포함하고 있다.

미 육군이 월간 모병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 2000년 5월 이후 처음이며, 올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라크-아프간 전쟁 장기화 영향

미군중에서도 유독 육군만이 모병난을 겪고 있는 것은 이라크와 아프간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그만큼 위험도 높아져 젊은이들이 군입대를 꺼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군의 이라크전 사망자수는 현재 1,7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모병난 문제가 떠오르자 일각에서는 1973년 폐지된 징병제를 다시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의회에서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유에스에이 투데이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갤럽조사에서 응답자 56%는 미국이 이라크에 투입돼 있는 미군들을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조했다. 한 달전 조사에서도 57%의 응답자가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신문은 지난 1월 실시된 이라크 선거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물러간 상황에서 미군 대항 폭력사태는 여전히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민의 인내심이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이라 풀이했다.

현재 이라크에 파병돼 있는 미군은 14만여명으로 미 행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철수 일정을 확정해 놓지 않고 있다. / 최정희-김명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