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여명 자원봉사자 합세, 미 전국에 '잭슨빌' 이름 드날려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인 NFL 결승전 '슈퍼볼' 이 6일 잭슨빌 올텔 스테디움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39회째가 되는 슈퍼볼은 2003년엔 탬파베이팀이 사상 처음으로 첫 우승을 거두며 플로리다에 슈퍼볼 열기를 한껏 더하기도 했다.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팀과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벌이는 게임을 보기 위해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잭슨빌을 방문했고, 큰 사고 없이 행사는 막을 내렸다.

패트리어츠는 올해도 24대21로 이글스를 눌러 4년내 3회나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잭슨빌시도 '우승'

그러나 이번 수퍼볼 게임에서는 잭슨빌시도 '승리' 한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지역까지 따진다면 플로리다에서 4번째로 크지만 미 전국엔 그 이름이 미미하게 알려진 잭슨빌은 이번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루어 1억 5천만 미국인들에게 잭슨빌 이라는 세 글자를 분명히 새겼다.

슈퍼볼이 다가오며 호텔방 부족이 문제로 떠오르자 잭슨빌시 해안에는 타지역의 크루즈배가 몰려들어 잭슨빌에 낭만적 이미지를 도리어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별 무리없이 경기를 치뤄낸데다 이번 경기가 이미 가져다 준 경제적 이익은 물론 앞으로 가져올 이익까지 따진다면 잭슨빌시는 이번 슈퍼볼의 승자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잭슨빌 타임스 유니온' 지는 최근 '잭슨빌 할 수 있고 말고' 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9천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을이 팔을 걷어부쳤다"고 전하며 "슈퍼볼치르기에 너무 작다고? 호텔이 부족하다고? 크루즈배 봤지? 놀게 없어 심심할거라고? 일단 와 보라구! " 라고 자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잭슨빌 슈퍼볼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 관중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슈퍼볼 '열광 그 자체'

슈퍼볼은 매해 8월부터 시작되는 풋볼시즌이 그 막을 내리는 1-2월에 치뤄진다. 게임은 리그 결승전으로 올스타전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슈퍼볼은 스포츠 홍보가였던 피트 로젤이라는 사람이 NFL 위워장에 당선된 이후 NFL과 맞서 조직된 또다른 풋볼리그 AFL과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 중, 1967년 양대 리그 챔피언끼리 경기를 하게 된 것이 그 시초이다.

NFL이 정식 스포츠협회로 인정되기 이전까지는 30여개의 구단이 각자 독자적으로 홍보하고 경기 중계권을 섭외하는 식이었으나, 슈퍼볼이 자리를 잡아가며 이제는 미국에서 단일경기로는 최다 관중을 동원하는 연례 행사가 됐다.

슈퍼볼이 열리는 주말에는 바베큐 식품과 맥주 광고가 수퍼마켓 광고지 지면을 채우며 피자집 전화는 불이난다.

또 슈퍼볼이 있는 일요일은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모여 경기를 시청하는 까닭에 번잡한 거리들이 마치 통행금지를 맞은 것처럼 조용해진다.

시청률조사기관에 따르면 보통 미국에서 슈퍼볼 TV 시청자는 1억 5천만명에 달하며 시청률도 TV전체의 약 45%를 점유한다.

이렇듯 시청자가 많다 보니 수퍼볼은 하나의 마케팅 현장이다.

미 유명 업체들은 이날 새로운 광고를 띄우고 이중 어떤 광고는 일년 내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광고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광고관련자들은 이 날 TV에 떠오르는 각종 광고를 관심있게 보며 평가하 기도 한다.

특히 하프타임 바로 직전에 뜨는 광고는 미국 광고중 가장 비싸다고 하는데 올해는 30초짜리 광고가 2백 4십만 불까지 육박했다고 한다.

하프타임 관심거리

슈퍼볼은 경기 자체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벌어지는 하프타임도 일반인들에겐 관심거리다.

하프타임에 벌어지는 버라이어티쇼를 누가 맡느냐가 최대 관심사. 대체로 당시 유명가수들 중에서 선발돼 공연을 하게 된다.

작년 세계를 떠들썩 하게 했던 자넷 잭슨 가슴노출 사건도 이 하프타임에 있었다. 사건 이후 방송사 CBS는 엄청난 벌금을 물었고 다른 방송 매체들도 덩달아 철퇴를 맞았다.

올해는 비틀스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슈퍼볼 하프타임 엔터테이너로 출연했다. 그는 윗옷을 얌전히 입은 채 '헤이 쥬드' 를 마지막 곡으로 선사했다고 언론들은 강조하기도 했다.

또 하프타임에는 지난 해 처음 시도한 '란제리볼' 도 열렸다. 란제리볼은 여배우와 모델들이 여성 속옷 일종인 란제리를 입고 나와 필드에서 경기를 벌이는 일종의 깜짝쇼로 사회적 논란을 염려, 페이퍼뷰로만 생중계 됐다.

이렇듯 볼거리로 가득 채우고 있는 슈퍼볼 경기를 사실 일반인이 직접 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티켓 얻기가 어렵기 때문.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반인들에게 티켓이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무작위 추첨에 의해서다. 티켓 신청자에 대한 추첨은 2월부터 시작해 그해 5월까지 3달동안 실시되며, 신청자가 직접 '슈퍼볼 추첨 위원회' 로 신청해야 한다. 그것도 주소당 1장 신청을 등기우편으로.

이렇듯 티켓 얻기가 쉽지 않다보니 암표값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인터넷사이트에서는 티켓 한 장당 6천불까지도 뛰었다 한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