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귀', 섬뜩한 제목 뒤에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23일 시작한 SBS 사옥에서는 새 금토드라마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괴기스런) 미스터리 드라마다. '킹덤' 등으로 오싹한 장르에 특히 강점을 보여온 김은희 작가의 또 다른 미스터리극이다.

김은희 작가는 이 작품에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녹여내려 했다. 이정림 감독은 "재작년에 작가님을 처음 만났는데, 그때 작가님이 '지금 내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해보고 싶다'라고 하시더라. 어려운 시간을 지나왔고, 어른으로서 청춘에 대해서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꼭 한번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드라마 기획의도이다.

- 대한민국에서 사는 청춘들은 대다수가 힘든 삶을 살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자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남들보다 뒤처지면 어쩌나 싶은 조바심. 더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나약한 마음을 유혹하는 나쁜 어른들. 그런데도 그들은 아름답다.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여전히 청춘은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우리의 전승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 민속학. 설화, 속담, 세시풍속, 민요, 무속신앙 등
생활상을 연구하는 민속학은 어찌 보면 시대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다.그런 민속학을 통해 금줄, 장독, 된장, 집들이 풍속, 복날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유래 혹은 시초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만능주의 세상 원하는 돈을 가질 기회가 주어지고 대신 가장 중요한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 선 두 주인공의 선택을 통해 이 시대 돈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자 한다 -

배우 김태리는 구산영 역을 맡았다. 구산영은 생활력이 부족한 엄마를 책임지기 위해 낮에는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수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공시생이다. 작지만 소박한, 평범한 삶을 꿈꾸는 좋은 사람인 구산영에게 평범치 않은 일들이 발생한다.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부터 사망 현장에서 구산영의 지문이 자꾸만 발견되는 것. 귀신을 보는 한 남자는 구산영의 욕구가 악귀를 품고 있다는 황당한 소릴 한다.

배우 오정세는 염해상 역을 맡았다. 염해상은 재력가 집안 출신의 민속학 교수이다.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그들이 무서워 보이지 않는 척, 모르는 척 했지만 반드시 찾아야 하는 존재를 찾기 위해 그들에게 집착하게 됐다. 종교란 종교는 다 기웃거려보고 도서관의 관련 도서들을 섭렵하다가 민속학이란 학문에서 어렴풋이 그 해답을 찾게 되면서 빠져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어렸을 때 엄마를 죽였던 악귀가 나타난다. 구산영이란 여자를 올라탄 채.

배우 홍경은 이홍새 역을 맡았다. 이홍새는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이다. 부모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승진만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구산영, 염해상과 얽히게 되면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한편 드라마 '악귀'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드라마 첫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9.9%, 수도권 가구 10.8%를 기록했다. 또 2회 만에 시청률 10%대에 진입해 금토 드라마 1위에 올랐다.

첫 방송에서는 구산영이 세상을 떠난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 악귀에 씌어 기이한 일을 겪는 과정이 담겼다. 수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구산영은 주위 사람이 잇따라 죽자 며칠 전 자신을 찾아와 “악귀가 붙었다”고 경고한 염해상 교수를 찾아간다. 염해상의 설명에도 구산영은 귀신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극 후반에 거울을 통해 귀신을 보게 되는데.....

드라마는 한국 고유의 정서인 한과 붉은 댕기, 옥비녀, 푸른 옹기 조각, 금줄 등 우리 민속학을 기반으로 한 전개를 보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 배우 김태리의 연기는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김태리는 힘든 현실에서도 열심히 사는 구산영을 씩씩하게 보여주다가 순간적으로 악귀로 바뀌는 장면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나무위키> 등 인터넷 연예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