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신경계 침범 염증성 질환, 서양서 흔해 미국 곳곳서 연구기금 모금
미국의 유명 흑인 코미디언인 리처드 프라이어가 10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자택에서 65세 나이로 숨졌다고 연합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프라이어는 인종 및 계층 문제나 섹스, 마약 등 감히 입에 담기 어려웠던 소재들을 과감히 소재로 삼아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대스타로 자리잡고 5차례에 걸쳐 그래미상과 에미상을 수상해 미국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인물. 그의 부인 제니퍼 리 프라이어는 "지난 1986년부터 불치병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아오면서 이미 2차례 심장마비를 경험했던 남편이 오늘 끝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프라이어는 다발성 경화증과 30년동안이나 투쟁하다 결국 이 질환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영어로 'MS' 라 간단히 불리우는 '다발성 경화증 (multiple sclerosis/멀티플 스클러로시스)' 은 말 그대로 중추신경계(뇌와 척수)를 다발성으로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자주 발생하며 미국을 비롯한 서양인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미국에서는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손실이 엄청나다고 한다. 따라서 'MS 연구' 를 위한 기금마련 행사가 지역에서 종종 열리며 특정 식당체인점등에서는 기부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전형적인 예가 드물게 발견되지만 척수만을 침범하는 경향을 보이는 비전형적인 예는 상당수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을 뿐 원인은 아직 몰라
다발성 경화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단 하나의 기전을 들어 설명할 수 있는 정확한 이론은 없으나 자가면역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현재 유력하다.
해부병리적으로는 중추신경계 세포의 축삭(Axon)을 싸고 있는 수초(Myelin)라는 물질이 주로 파괴돼 증상을 유발한다. 축삭은 신경자극을 다음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축삭을 싸고 있는 물질이 파괴되면 자연 신경이 교란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증상중에도 시력 약화가 주요 특징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2가지로 나뉜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과 각 기관(근육·장·감각기 등)을 연결하는 것이 말초신경계이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서 발생되며 침범하는 중추신경계의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를 침범하면 뇌의 각 부분의 기능에 따라 다양한 증상(운동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 사고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척수를 침범할 경우에는 양사지의 운동마비나 감각이상, 배뇨/배변장애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또 한가지 다발성 경화증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증상은 시신경염인데 이는 병의 초기에 혹은 경과 중에 동반될 수 있는 주요 증상으로서 한쪽 눈의 통증과 시각장애 (중심시야 장애, 시각감퇴, 색감의 장애 등)를 나타내고 심하면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다. 중추신경계를 다발성으로 반복하여 침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시신경염의 병력까지 있는 경우는 다발성 경화증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악화-완화 증상 반복도 특징
다발성 경화증의 특징중 하나는 재발성이다. 뇌와 척수등의 중추신경계의 여러 부위를 번갈아가며 침범하는 양상을 보여 증상이 악화-완화를 반복한다. 즉 한부위에 병이 발생하고 나서 이로 인한 증상이 회복되어 가는 과정 중에 또 다른 부위가 침범하여 다른 증상을 유발하거나 기존의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양상이다. 이러한 발병이 점차 반복 될수록 당연히 신경계의 손상은 점차 축적되어 결국 심한 장애를 남기기에 이른다.
또 다른 특징은 다발성 경화증 병변이 여러가지 감염증, 사고로 인한 손상, 출산후 2-3개월간의 기간 등 신체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상황에 의해 촉진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뜨거운물에서 목욕한 후나 더운장소에서 증상이 돌발했다는 경우도 있다.
한편 다발성 경화증은 발병 연령이 젊은 층이 많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나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남길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정밀한 진단은 대개 '자기공명영상 MRI' 이나 '뇌척수액 검사'로 이뤄지며 치료로는 주로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가 사용된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까닭에 치료법도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만성적인 퇴행을 경감시키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