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와 남부에 서식하는 '론스타 진드기' 물림과 관련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에서 붉은 고기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알파갈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질환은 진드기(틱 tick) 로 인해 발생한다.

지난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파갈증후군' 환자를 최대 45만명으로 추정했다. 이 증후군은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통계 집계가 어려운편이다. 이는 육류 섭취 후 상당 시간이 지난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육류와 알레르기를 연결 짓기가 어려운데다 의사들도 이 질환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CDC는 2010∼2022년 미국에서 의심 사례 11만건이 확인됐으며, 2017∼2021년에는 진단 사례가 매년 약 1만5천명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 은퇴자협회(AARP) 월간지인 '불레틴'도 지난해말 건강 특집에서 진드기 물림으로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뿐만 아니라 유제품도 먹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며, 증후군 발생 기전과 함께 진드기 예방법을 간략히 다루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진드기 중에서도 '론스타 진드기'(학명 'Amblyomma americanum')의 타액에 알파갈로 불리우는 당류 생성 효소(카보하이드레이트)를 통해 증후군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론스타라는 이름은 암컷의 등에 하얀 점이 하나 있어 붙여졌다. 이 진드기는 미국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으나, 기후 변화 등으로 최근 서식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 진드기에 물리면 알파갈 성분이 피부를 통해 인체에 침투하고, 면역시스탬이 알파갈을 경계하면서 인체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알파갈이 함유된 육류나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알파갈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위경련, 설사,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이며,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알레르기 반응)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진드기 물림의 대표적인 질환은 '라임병'

한편 진드기 물림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라임병(Lyme Disease)'이다. 자전거 하이킹이 취미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2006년에 진드기가 옮기는 라임병에 걸려 치료를 받았던 사실이 뉴스에 등장한 적이 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라임병 다발 지역은 아니지만, 여전히 감염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고, 애완견들도 사람과 비슷하게 앓을 수 있다.

진드기는 사슴을 비롯해 작은 동물들의 몸에 붙어 다니기 때문에 주로 숲속에서 물리기 쉽지만 잔디나 해변 잡초 등지에서도 발견된다.

눈에 보이는 라임병의 증상은 붉은 반점이 과녁모양으로 생기는 발진이 유일하다. 이 질환은 1970년대에 첫 사례가 확인됐고 이 증상이 발견된 코네티컷의 도시 '올드라임' 이름을 따 병명이 붙여졌다.

이 지역 주민들 중에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자 이를 이상히 여긴 한 의사가 연구한 끝에 진드기가 옮긴 질병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병 발생은 뉴욕주와 뉴저지주 등 북동부 지역이 가장 심하고, 플로리다주도 인구 10만명당 1-1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라임병 경계 지역에 속한다.

미국에는 2백여 종류의 진드기가 존재하며, 지역이나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종류가 서로 다르다.

진드기는 빈대 정도의 크기로 몸체는 까만편이며 사람의 겨드랑이나 대퇴부등 접혀진 부분에 주로 붙어 발견이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야외활동을 한 뒤에는 반드시 몸 구석구석을 살펴봐야 한다. 이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애완동물도 마찬가지이다. 진드기는 조기에 발견할 수록 이롭다.

진드기는 갈고리 같은 발들을 피부에 박고 있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눈썹을 고르는 트위저를 사용해도 되지만 약방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드기 제거 도구를 상비기구로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 바람직 하다. 진드기를 떼어낼 때는 기구를 가능한 한 피부 가까이 대고, 틱 몸체가 상하지 않는 동작으로 잡아 당긴다. 틱을 떼어내면 발들이 박혀 있던 자국과 함께 조그만 붉은 색 상처가 남는다. 이 부분을 철저히 소독하고 손을 비누로 깨끗이 닦는다.

떼어낸 진드기는 밀봉용기에 담아놓았다가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진드기를 의사에게 가져가 라임병을 옮기는 종류인지 확인 한다. 일종의 세균성 감염증인 라임병 증상은 열, 오한, 근육통, 두통, 가슴 두근거림, 관절통, 감각 이상 등을 동반하며 병원에서 혈액검사로 라임병 감염 유무를 알아낼 수 있다. (올랜도센티널, 연합뉴스, 은퇴자협회 잡지, 인터넷 건강정보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