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많은 사람들이 내게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대인들의 만행에을 고발한다. 오늘날 개신교의 사고 가운데는 유대인들에 대한 미움이 스며들어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의 오랜 역사였고, 그것이 마치 성서의 예언처럼 해석되었다. 유대인들은 다만 독일의 미움의 대상이었던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리스도인들의 미움의 대상이었다.

나 역시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행동에 우려를 표한다. 그러나 그들을 그리스도인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율법과 복음의 차이이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아라' 하고 말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말아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 대어라. … 원수를 사랑하여라.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여라' 하고 말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만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오늘날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이 말은 사실 대단한 진보를 이룬 인류의 선택이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r과 달리 탈리오 법칙은 복수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라멕이 자기 아내들에게 말하였다. "아다와 씰라는 내 말을 들어라. 라멕의 아내들은, 내가 말할 때에 귀를 기울여라. 나에게 상처를 입힌 남자를 내가 죽였다. 나를 상하게 한 젊은 남자를 내가 죽였다. 가인을 해친 벌이 일곱 갑절이면, 라멕을 해치는 벌은 일흔일곱 갑절이다."

인류의 역사를 장악한 것은 탈리오 법칙이 아니라 라멕의 이 선언이었다. 라멕의 선언에서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복수는 단순히 일대일이 아니라 일흔일곱 갑절이다. 그것은 무한정의 복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바로 이 라멕의 법칙이 지배했다.

유대인들의 탈리오 법칙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고 복수에 절제를 요구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율법의 정신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탈리오 법칙을 능가하는 새로운 법칙을 제시하였다. 그것이 바로 원수 사랑이다.

그러므로 탈리오 법칙을 지나치는 유대인들의 복수를 목격하게 되지만 그들의 복수는 그래도 그들의 법을 따르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법칙을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런 유대인들을 보고 각성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과연 예수님의 원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님의 원수 사랑이 사라졌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스도교가 국가와 혼인한 후 그리스도교는 폭력의 종교가 되었다. 옳음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화되었다. 그래서 종교재판과 마녀사냥과 같은 것이 그리스도교 역사의 당연한 일이 되었고, 지금도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한 그리스도교의 역사가 잘못된 것임을 아는 이들조차도 그리스도교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종교재판과 마녀사냥과 비슷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 동성애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판단과 행동은 그들이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의 재판이 되고 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원수 사랑이 새로운 기준이 아니라 율법의 완성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완전히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충분히 공부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 대부분은 자신의 입장에서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배우고 해석한다. 그리고 그렇게 재해석된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배운다. 일례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콘스탄티누스의 밀란 칙령을 하나님의 승리로 해석한다. 하지만 밀란 칙령은 하나님의 승리가 아니라 국가의 승리였으며 국가의 하부구조가 된 그리스도교는 더 이상 복음대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스도인으로 여기지 않는 곳이 되었다. 예수의 제자들을 교회로부터 쫓아내는 곳이 되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사람들은 이미 속으로 분노가 치민다. 내 면전에서는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지만 돌아서면 나를 독불장군으로 폄훼하거나 그래서 도대체 어쩌란 것이냐는 자기 나름의 입장을 고수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그리스도교 역사를 공부해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 지니고 있는 관점으로는 내가 기대하는 공부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악을 행하는 자들이 그리스도인들을 죽였지만 그리스도인들이 보복하지 않았을 때에 그리스도교가 가장 급속히 확산되었다. 대박해의 시기에 교회는 그렇게 성장했다. 당시의 기록은 "한 사람이 순교할 때마다 열 사람이 회개했다" 또 "순교자의 피에 성자의 씨앗이 들어 있다."라고 전하고 있다.

이들이 실천한 것이 무엇인가? 예수의 원수 사랑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대박해의 시기에도 원수를 미워하거나 복수하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원수들에게 맞서지 않고 다른 쪽 뺨을 돌려대었다. 그 결과는 소멸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그리스도교는 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를 전복했다. 하지만 그 전복은 곧바로 ‘신앙의 자유’와 함께 다시 원위치가 되었다. 그리스도교 안에서 폭력의 사용이 정당화됨에 따라 예수님의 원수 사랑이 사족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리스도교 역사를 면밀하게 살펴보라. 교회가 가장 고된 박해의 시기에 가장 건강했고, 가장 안락하고 평온한 시기에 가장 병들었다는 것은 심오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교회가 국가의 하부구조가 된 후 교회에서 박해가 사라졌다. 그것은 교회가 교회이기를 포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리 그리스도교 역사를 공부해도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조금 잘못된 것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지니는 한계라고 이해한다. 그들의 신학은 그래서 교회가 영원한 개혁의 대상이 된다.

그리스도교 역사는 검으로 세상의 악을 제거하려 했던 그리스도교 운동이 남긴 핏자국으로 붉게 물들어 있다 순교자들과 이단과 영국 종교개혁자의 단두대와 스페인 종교재판소의 야만적인 형벌이 그리스도교 역사를 수놓던 시대에 십자가는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십자가는 원수 사랑의 결과였다. 하지만 오늘날 그리스도교는 십자가를 교회를 장식하는 소품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십자가는 계속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리스도교 역사는 또한 십자가에 충실했던 운동으로 가득하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의해 완전히 파괴될 것처럼 느껴졌을 때에도, 끝까지 신실하면 하나님께서 끝까지 신실하실 것이라고 믿어왔다. 후터라이트의 역사는 그것을 보여준다.

18세기 15,000명에 이르던 후터라이트의 숫자는 집요한 박해로 19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1770년에 종교의 자유와 군복무면제를 약속받고 우크라이나에 정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권리는 러시아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히고, 이들은 1874년부터 1879년 기간 동안 미국으로 이주했다. 100여 년간 1,265명으로 불어난 후터라이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여 이들 중 절반 정도가 농장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를 이루었고, 나머지 절반은 가족규모의 농장을 이루어 정착했다. 그들은 현재 사만 명으로 불어나 삼백여 개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들이 지켜낸 것이 무엇인가? 예수님의 원수 사랑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십자가는 원 수 사랑의 결과이다. 그 십자가가 그리스도교 안에 다시 세워질 때 그리스도교는 명실상부한 그리스도교가 되고, 소멸하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