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28%로 인상, 고소득층 한계세율 39.6%로 복원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7조3천억 달러 규모의 2025 회계연도 예산을 발표했다. 이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올해 10월 1일 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밝힌 2024 회계연도 예산 규모는 6조8천800억 달러였으나, 4천억 달러 조금 넘게 늘어났다.

이번 예산안 발표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세수 확보' 관련한 내용으로,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법인세 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개인 세율과 관련해서는 연 소득이 4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의 최고 한계 세율을 39.6%로 복원시키고, 자산 가치 1억 달러 이상의 초고소득층의 소득세는 최소 25%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저소득층, 중산층에 대해서는 자녀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백악관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6세 이상 자녀에 대한 세액 공제액은 기존 2천 달러에서 3천 달러로 늘리고, 6세 미만 자녀에 대해서는 3600달러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근로자들에게 12주의 가족 휴가를 주는 방안 등도 계획에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증세'와 관련하여 "부자와 기업들에 대한 2조 달러의 감세가 바로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원하는 것인 데, 이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며 "나는 공정한 세금을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수 확보를 통해서 향후 10년간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를 3조 달러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재정 적자 규모가 34조5천억 달러에 달한다.

샬란다 영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은 11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중산층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미국에 투자함으로써 가족 생활비용을 낮추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영 국장은 특히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산 발표 내용을 조금 더 보면 미국의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국방비는 지난해보다 1% 오른 8950억 달러 규모이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미국의 국방비는 전년도에 비해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사가 만드는 F-35 스텔스 전투기 구입과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 예산 등이 삭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예산안이 의회에서 얼마나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상∙하원은 조정 예산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를 모두 반영할 수도 있고, 아니면 모두 배제할 수도 있다. 의회는 이후 4월 15일까지 '예산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예산안 발표에 대해서 마이크 존슨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은 즉각 입장을 내고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존슨 의장은 이번에 발표된 예산안을 두고 “무분별한 지출에 대한 끝없는 욕구, 그리고 재정 책임에 대한 무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4 회계연도는 아직도 본 지출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 2024 회계연도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작됐고 벌써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12개 세출법안으로 이뤄진 총 지출안 중 현재 6개 세출법안만 통과됐고, 나머지 6개 세출법안에 대해선 아직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