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에 성공했으나 느슨해진 피부로 고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가 성형 붐도 불러올까?

최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당뇨 치료제 오젬픽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해 '오젬픽 바디'를 갖게된 이들이 이제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켄터키주 오웬스보로에서 헤어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브라운씨의 경우 지난해 5월까지 식단이나 운동량을 바꾸지 않고 1년 만에 40파운드를 감량했다고 한다. 그는 목표 체중인 125파운드에 도달해 당뇨 전단계에서도 벗어났지만, 지방이 신속하게 감소함에 따라 피부가 느슨해지고 주름이 더 뚜렷해지며 볼이 움푹 패이게 되는 '오젬픽 페이스)'를 갖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가슴이 처지면서 가슴 확대 시술로 삽입한 주머니까지 뒤집혔다.

브라운은 몸의 볼륨을 회복하고 얼굴 주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볼, 턱, 턱선에 피부 필러를 맞기 시작했다. 9월에는 팔 상단 부분 리프팅과 유방 리프팅을 위해 성형외과로 돌아왔다. 브라운은 성형수술에 2만5000달러를 썼고,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스컬프트라와 필러를 계속 주입해야 하기에 3개월마다 클리닉에 간다.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거주하는 제니퍼는 10년 전에 쌍둥이를 낳은 후 뱃살 줄이기에 실패했다. 5피트 4인치 키에 몸무게가 200파운드였던 제니퍼는 주름진 뱃살을 제거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고,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시술을 받기 전에 170파운드로 낮추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고군분투와는 달리 체중감량은 일어나지 않았고 팬데믹 기간 동안 체중이 몇 파운드 더 늘었다. 높은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제2형 당뇨병 환자인 그녀는 작년부터 오젬픽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40파운드를 줄인 끝에 뱃살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오랜 세월 자신의 몸에 대한 자부심이 낮았다는 제니퍼는 오젬픽이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현재 오젬픽 외에 웨고비(Wegovy), 모운자로(Mounjaro), 젭바운드(Zepbound)를 포함한 주사형 대체제들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고, 알약 형태를 포함한 새로운 버전들이 연구 중에 있다. 의학 전문가들이 항비만 치료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 약제들은 체내 혈당 조절과 함께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서 이들 약제는 배고픔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FDA의 승인을 받은 오젬픽의 판매는 2년 전부터 "기적 같은 체중 감량 효과를 준다"는 말이 퍼지면서 급상승했다. 의사들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를 자유롭게 처방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보험 없이 한 달에 약 900달러나 드는 값비싼 약이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빚었다.

그러나 빠른 체중감소의 결과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몸은 가늘어졌지만 외모가 늙어진다고 한다.

비벌리힐스의 성형외과 의사 존 디아즈 박사는 "(다이어트나 운동 등으로) 살을 천천히 빼면 우리 피부는 여러차례 수축을 하는 동안 제자리를 잡을 수 있지만 급격한 체중 감소는 지방의 양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피부가 따라잡을 시간이 없다"라고 신문에 전했다. 디아즈는 "오젬픽을 복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 환자는 외모에 신경을 더 쓰고 결과적으로 성형외과 의사를 찾을 가능성이 더 높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디아즈는 자신의 환자 중 절반이 오젬픽이나 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성형외과의사협회와 심미협회는 현재 비만치료약제가 성형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성형외과학회는 가장 최근의 연례 보고서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얼굴 리프팅 시술에서 '주목할 만한 8% 성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성형수술의 미래는 우리 눈앞에서 변화하고 있다"라며 "오젬픽과 같은 약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환자를 잘 다룰 수 있는 보드 인증 성형외과 의사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사형 약물의 인기는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셀카 문화 및 소셜 미디어의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 덕분에 아름다움의 기준이 이전보다 더 높아지면서 건강한 체중 범위에 있는 사람들까지 약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평가들은 체중감량 약제가 본래 성형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자연 성형으로 이어지게 하는 순환을 영구화 시킬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