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발전으로 활용 커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시장 상황에 따라 동일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가격을 실시간 조정하는 판매 전략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유명 햄버거 체인점인 웬디스가 최근 '서지 프라이싱(surge pricing, 가격 급등)'을 언급했다. 그러자 소비자들은 물론 매스컴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 방송국 심야 토크쇼에서는 이를 주제로 농담거리로 삼았다.

그러자 웬디스 측은 재빨리 해명에 나섰다. 가격을 대폭 올리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가격 조정' 즉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경영학에서 사용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경영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직 낯선 편이다.

최근 금융정보사이트 '너드월렛'에 따르면 웬디스가 본래 언급한 서지 프라이싱은 엄격히 따진다면 다이내믹 프라이싱과는 약간 다르다. 전자는 실시간 수급 데이터를 이용해 가격을 인상한다. 예를 들어 출퇴근 시간에 승차공유 가격은 치솟는다.

반면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실시간 수급 데이터를 이용해 가격을 올릴 뿐만 아니라 내리는 형태로 가격을 조정한다. 즉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 또는 시간대에는 가격을 올리고, 반대로 수요가 적을 때에는 가격을 낮춘다.

웬디스의 경쟁사인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이미 역동적인 가격결정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이들 체인점은 하루 중 영업이 느린 시간대에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앱을 통해 주문하면 특가를 제공한다.

웬디스는 높은 고객 수요에 대응하여 가격을 인상하기 보다는 영업이 한가한 시간대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가능으로 가격 변동 더 용이

가격 변동제는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이미 음식과 서비스를 포함한 많은 산업에서 동적 가격결정에 의해 결정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지불하고 있다. 항공사나 호텔, 테마공원 등 역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적용해 수요가 많은 계절에 가격을 올린다. 가솔린값이나 전기요금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발전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인공지능 알고리즘(계산 절차)은 예전보다 더 정교해졌다. 따라서 계절 패턴 뿐 아닌 기상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다. 즉 통상적인 소비 패턴에 의존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양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소비자의 행동, 수요와 공급, 그리고 경쟁사 동향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가격을 변동시킨다.

식당의 디지털 메뉴는 가격 변화를 훨씬 더 쉽게 만들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위생상의 이유로 널리 채택되었던 QR코드 메뉴가 대표적이다. 레스토랑들은 가격이 조정된 새 메뉴를 인쇄하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변경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에 디지털 메뉴판을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 웬디스의 역동적 가격 책정도 디지털 메뉴판으로 이뤄진다.

소비자의 호응이 중요

한편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그 어느 때보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산업에 더 쉽게 도입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이 극복해야 할 근본적인 장벽이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소비자의 기대이다. 소비자들이 급격한 가격변동에 익숙하지 않다면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한 가격 급등은 성수기에 사용자들의 분노를 자아낸 지 오래이다. 영화관 체인 AMC가 지난해에 티켓마스터의 역동적 가격결정 모델을 자체적으로 출시하려고 하자 소비자들은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소비자가 시간과 주의를 기울일 의사가 있다면 상당한 할인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한다.

식료품점, 항공사, 호텔 및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제공하는 것과 같이 종종 앱을 통해 접속하는 로열티 프로그램은 가격 변동을 추적하는 편리한 방법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무료 품목에 대한 포인트 적립이나 앱을 사용하는 데 대한 소정의 할인과 같은 특전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특혜를 얻을 수 있거나 반대로 수요가 밀려 구매를 자제해야 할 특정 시기를 예측할 수도 있다.

결국 다아내믹 프라이싱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가 적정 시기를 잘 택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