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 격화…경찰·소방 인건비와 물가 상승이 주 요인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2026년 재산세 전면 폐지를 위한 주민투표 추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중앙 플로리다 10개 지방정부가 재산세 인상안을 제출했다. 경찰·소방 인건비와 건설자재비, 보험료 상승 등 재정 압박을 이유로 들었지만, 주정부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미놀 카운티는 1000달러 과세가치당 세율을 4.88달러에서 5.38달러로 10%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는 16년 만의 인상이라고 <탬파베이타임스>가 전했다. 제이 젬바워 카운티 위원장은 "우리는 너무 보수적으로 운영해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올해 재산세 환급 추진이 무산된 뒤에도 재산세 폐지 공약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재산세는 공립학교, 경찰, 소방, 공원 등 지방정부 핵심 서비스 재원이라는 점에서 반발이 크다.

플로리다 주 재무책임자(CFO) 블레이즈 인고글리아는 "지방정부는 너무 오래 방만하게 운영됐다"며 "재산 가치가 오르면 같은 세율도 세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인고글리아는 디샌티스와 함께 지방정부 예산에 대한 현장 감사를 예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38개 지방정부 중 10곳 인상안 제출…주민 반발도 확산

<올랜도센티널> 분석에 따르면 38개 지방정부 가운데 세미놀 카운티, 아스타툴라, 베이 레이크, 벨 아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 오코이, 윈터 가든, 캐셀베리, 오비도, 마스콧이 인상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클레르몽과 타바레스는 인하안을 냈으며, 20곳은 동결안을 유지했다.

벨 아일은 29일 시의회에서 세율을 4.40달러에서 5달러로 올리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캐셀베리는 경찰 인건비 상승과 재난 대비 기금 확보를 이유로 2.90달러에서 3.99달러로 인상안을 제안했다. 세율 인상에 대한 주민 반발도 거세다. 세미놀 카운티 주민 린다 바커는 "세금 부담은 늘지만 주민 편익은 보이지 않는다"며 "길가에 안전한 보행로조차 확보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올랜도는 올해도 1000달러 과세가치당 6.65달러 세율을 12년째 유지한다. 버디 다이어 시장은 "도시는 더 적은 예산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고, 우리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