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4번째 군 복무자 사형 예정…130여 참전용사, 디샌티스 주지사에 공개서한

(올랜도)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가 올해 들어 네 번째 참전용사에 대한 사형을 집행할 예정인 가운데, 미 전역 각 군 출신 참전용사 130여 명이 론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사형 집행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전쟁이 망가뜨린 병사를 죽이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국가의 최종적인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 UPI통신 >에 따르면, 참전용사 연합은 14일 플로리다 주도 탤러해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서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서명서에는 "전쟁 후유증으로 삶이 무너졌지만 충분한 치료와 지원을 받지 못한 참전용사를 처형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이는 최종적인 버림"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 기자회견은 ‘참전용사 범죄옹호센터’ 주관으로 진행되며, 카일 베이츠라는 플로리다 사형수이자 참전용사의 변호를 맡고 있는 퇴역 미 육군 장교 톰 던이 참여한다. < CNN >에 따르면 베이츠는 8월 19일 사형이 예정돼 있으며, 집행이 이뤄질 경우 올해 플로리다에서 사형당하는 네 번째 참전용사가 된다.

센터 디렉터 아트 코디는 12일 성명에서 "우리의 전사들을 처형하는 일은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며 "플로리다는 참전용사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 AP통신 >이 전했다. 해군 장교 출신인 그는 참전용사들이 일반 시민과 달리 전쟁터에서 죽음의 위협과 참혹한 광경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미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참전용사는 미국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한다. 사형제도소송센터(Center for Death Penalty Litigation)에 따르면, 미국 사형수 가운데 참전용사가 약 10%에 달한다.

디샌티스 재임 후 5명 사형…“보호해야 할 이들”

서명서에는 디샌티스 주지사 재임 이후 사형당한 참전용사가 최소 5명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 이름은 바비 조 롱, 듀웨인 오웬, 에드워드 제임스, 제프리 허치슨, 에드워드 자크르제프스키다.

미 육군 원사(퇴역) 브렌트 슈나이더는 플로리다현지언론 <플로리다타임스유니언>에 "우리는 참전용사를 보호해야 한다"며 "그들이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부상을 입고 귀환했을 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우리를 지키기 위해 복무했듯,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지켜야 하며 사형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에서 사형제도가 부활한 지 약 50년 만에 올해 사형 집행 건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 전역의 종교계 지도자들이 사형 전면 중단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전 플로리다 사형수였던 론 라이트는 "국가를 위해 복무한 이들을 처형하는 것은 배신"이라며 "그들의 불필요한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