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쏟아지자 '매수자 실종', 16일 더 오래 걸려... "가격 방어 움직임"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남부 플로리다에서 주택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매도 희망가에 맞는 매수자를 찾지 못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시장에서 속속 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리얼터닷컴이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마이애미-데이드, 브로워드, 팜비치 3개 카운티를 포함한 남부 플로리다 도시권은 올여름 미국 주요 대도시 중 가장 높은 주택 매물 철회율을 기록했다.

2025년 6월 기준, 마이애미 지역에서 신규 매물 100건이 등록되는 동안 59건의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리얼터닷컴은 이 데이터를 한 달 뒤 공개하면서 "철회된 매물이 실제 거래로 이어졌는지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전역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리얼터닷컴은 "공급이 늘면서 매수자가 매도자의 기대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미국 내 활성 매물 수는 팬데믹 이후 최고치인 100만 건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플로리다 유입 인구 감소, 가격 부담, 그리고 2주택 보유자들의 비용 증가가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남부 플로리다의 경우, 주택 판매까지 평균 16일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지금 안 팔아도 돼"…가격 하락에도 버티는 집주인들

남부 플로리다의 주택 중간 매물가는 2024년 7월 53만5000달러에서 2025년 7월 50만9950달러로 2만5000달러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집주인들은 매도를 미루고 있다.

"집주인들이 가격 협상보다는 기다리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헤일은 분석했다.

부동산업체 키스컴퍼니의 CEO 마이크 파파스는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집주인들이 집에 쌓아둔 자산이 많아 급히 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에는 매물 철회가 더 흔했지만 최근에는 거래 속도가 다시 빨라질 조짐도 있다"고 전했다.

파파스는 또 "집주인들이 '이 가격엔 안 팔겠다'며 매물을 거두는 것이 전체 시장 가격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에 "지금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의 균형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