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주 전역에서 사냥 허용

(올랜도)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 야생동물위원회(FWC)가 10년 만에 흑곰 사냥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13일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오는 12월 사냥 규칙을 승인했으며, 앞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에서 2025년 한 해에만 187마리의 흑곰 사냥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냥에는 활과 사냥개 사용도 허용됐으며, 먹이통을 설치해 곰을 유인하는 방식까지 가능하다. 이는 2015년 마지막 사냥 당시 금지됐던 방법이다.

또한 2015년에는 사냥꾼이 포획한 곰을 직접 검사소에 가져와 확인받아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디지털·가상 보고 시스템으로 대체된다. 조지 워든 플로리다 보존국장은 "이제는 기술이 발전해 온라인 신고와 태깅(사진으로 포획물 보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찬반 대립 격렬, “트로피 사냥 vs 개체 수 관리”

13일 <올랜도센티널>에 따르면 이번 위원회의 결정은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공개 토론 끝에 이뤄졌다. 발언에 나선 170여 명 가운데 사냥 지지자들은 형광 오렌지색 옷을 입고, 반대자들은 ‘곰사냥 불가(Stop The Bear Hunt)’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진 검은 티셔츠를 입고 맞섰다.

사냥 반대 측은 흑곰 개체 수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과학적 근거 없는 잔인한 규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흑곰이 1970년대 한때 500마리 이하로 줄어들어 위기종으로 지정됐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반면 사냥 지지자들은 흑곰 개체 수가 현재 약 4000마리까지 회복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로 내려와 주민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평생 플로리다에서 살아왔다고 밝힌 사냥꾼들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권리"라며 사냥을 마냥 옹호했다고 매채는 전했다.


반대 측은 이번 결정을 "부유층을 위한 트로피 사냥"이라며 비판했지만, 위원회와 사냥 지지자들은 "개체 수 관리의 필수 도구"라고 반박했다.

매체는 이번 결정으로 오는 12월 플로리다 전역에서 흑곰 사냥이 재개될 예정이며,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