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 위반 이어 "법적 권한 없이 수천명 구금 중" 주장…60일 내 철거 명령도

(올랜도)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주정부가 에버글레이즈에 운영 중인 이민자 구금시설, 일명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Alligator Alcatraz)'에 대해 또 다른 연방 소송이 제기됐다. 이번 소송은 주정부가 해당 시설을 법적으로 운영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플로리다 뉴스 서비스>에 따르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ACLU 플로리다 지부, 커뮤니티 정의 프로젝트, 이민자 정의 센터는 ‘M.A.’라는 익명의 구금자를 대표해 연방 법원에 제소하고, 집단소송 허가도 요청했다. 소송은 플로리다 주가 연방 이민법 1357(g)에 근거해 운영 권한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민간 계약자와 비인가 요원이 운영하고 있어 위법이라는 점을 핵심 논점으로 삼았다.

법원 제출 문서에는 "해당 시설은 혐의 없이 장기간 구금되고, 보석 심리도 없이 고립되며, 법률 대리인 접근조차 어렵다"며 "이는 전례 없는 권한 남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설 내 요원들이 구금자들에게 ‘자진 추방서’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소송이 플로리다 주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규모 이민 추방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환경법 위반으로 철거 명령까지

이 구금소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환경단체와 미코수키 부족은 연방 환경영향평가 없이 시설이 세워졌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연방판사 캐슬린 윌리엄스는 지난주 “60일 내 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신규 구금자는 받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CBS 뉴스는 이에 대해 “해당 구금소는 원래 1960년대 공항 부지로 개발되던 지역에 급히 설치되었으며, 천연 습지와 부족의 전통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플로리다 주정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 중이며, 애틀랜타 연방 항소법원에 판결 유예를 요청했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는 기자회견에서 “예상했던 판결이다. 결국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연방법원은 디샌티스 주정부에 대해 시설 운영 관련 문서 및 법적 근거를 모두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다.

<가디언>지는 "이 구금소 내부에서는 고열, 위생 불량, 법적 접근 차단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시설은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헌법적 권한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