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두 배 많은 학생 감소, 이민 가정 학생들의 등교 기피도 영향

(올랜도)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 교육구(OCPS) 등록 학생 수가 지난 5월보다 7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올랜도센티널>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예상보다 두 배 이상 큰 감소폭이다.

매체에 따르면 교육구는 학생수 감소에 따라 최대 2500만 달러의 추가 예산 삭감을 감당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관계자들은 최근 학생수가 줄어든 것이 이민 가정 학생들의 등교 기피와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OCPS는 이번 학년도(8월 11일 개학) 학생 수가 약 31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집계에서는 이보다 3600명 더 줄어 총 6700명 감소했다. 마이클 암브러스터 부교육감은 "이로 인해 주정부 배분 예산이 약 2500만 달러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OCPS는 이미 올해 봄 3100명 감소를 가정해 약 2800만 달러 삭감을 준비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 두 배에 달한다. 주정부는 학생 수에 비례해 학교 예산을 배분하기 때문에, 등록 학생 수 하락은 곧바로 재정 위축으로 이어진다.

이민 가정 학생 이탈 심각

학생 감소는 특히 초등학교에서 두드러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팝카 초등학교는 30명, 닥터 필립스 초등학교는 70명, 헌터스 크릭 중학교도 70명 가까이 줄었다. 아잘레아파크 지역에 위치한 포사이스우즈 초등학교는 100명 이상이 빠졌다.

암브러스터 부교육감은 "최근 추가된 학생 손실은 주로 이민자 가정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앤지 갈로 교육위원은 "학생들이 어디서 배우고 있는지, 안전한지조차 알 수 없다"며 "빈집과 비어 있는 아파트만 확인된다"고 우려했다.

지역 이민권익단체 호프 커뮤니티센터의 펠리페 소우사-라자발레트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정책 강화로 이민 가정이 '악몽' 속에 살고 있다"며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교육을 받게 할지, 아니면 단속 위험을 피해 숨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비 바우처 제도도 큰 영향 미쳐

이번 학생 수 감소는 2020-21학년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1만명 감소 이후 최대 규모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에는 연방정부의 코로나 구제 자금이 지원됐지만, 올해부터는 해당 자금이 끊겨 충격이 고스란히 예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플로리다주의 확대된 학비 바우처 제도도 학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 바우처 제도는 사립학교 학비나 홈스쿨링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23년부터 소득 제한이 사라지며 이용자가 67% 급증했다. 주정부는 2030년까지 이용자가 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매체에 따르면 OCPS는 지난 4월 학생 유치를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를 고용하고, 재등록한 학생 1명당 약 10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마리아 바스케스 교육감은 "수백 명의 학생이 실제로 돌아왔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5월 대비 6700명 부족한 상황이다.

교육구는 2% 예산 삭감을 이미 단행했으며, 교사 감원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추가 예산 감소가 확정될 경우 교직원 고용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플로리다 전역 확산되는 ‘학생 수 감소’

비단 오렌지 카운티 뿐만 아니라 플로리다 전역에서도 학생 수 감소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브로워드 카운티는 지난해보다 1만300여 명 줄었고, 학교 폐쇄 논의까지 진행 중이다.

오시올라 카운티는 예상과 달리 1800명 줄었지만 향후 증가를 기대하고 있고, 레이크 카운티는 예상보다 적은 211명 감소에 그쳤다. 세미놀 카운티는 아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민자 추방 공포, 사립학교 바우처 확대, 코로나 이후 교육 패턴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