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몸에 뭘 넣으라고 할 권리 없다"…서전 제너럴, "접종 강제는 노예제"

(올랜도)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모든 백신 접종 의무를 철폐할 계획이다. 학교 백신 요건까지 포함한 이번 조치는 전국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플> 따르면, 플로리다 보건총책 조셉 라다포 서전 제너럴은 지난 9월 3일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플로리다 내 모든 백신 접종 의무 규정을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립학교 입학 요건으로 요구되던 홍역, 소아마비, B형 간염, 수두 등 기존 백신 규정을 모두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라다포는 "이 규정들은 잘못됐고, 경멸과 노예제의 냄새가 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개인에게 무엇을 몸에 넣으라고 지시할 권리는 없다"며, 이번 결정은 "신체 자율성과 부모의 선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원하는 사람은 백신을 맞을 수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은 충분한 정보를 갖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공중보건 재앙 초래할 것"…전문가들 강력 반발

CNN, NBC 등 주요 매체는 이번 발표 직후 전문가들과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 애나 에스카마니는 SNS를 통해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홍역과 소아마비 같은 질병이 다시 돌아오는 공중보건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펜트리스 드리스켈 역시 "디샌티스는 아이들의 건강을 정치적 쇼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라다포는 지난 2022년에도 "건강한 아동에게 코로나19 백신을 권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내리며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에도 과학적 근거보다는 백신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태도로 비판을 받았다.

이번 발표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최근 출범시킨 '플로리다 건강 재건 위원회(MAHA)' 구성 직후 나왔다. 이 위원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주도하는 건강 정책 기조를 반영해, 건강한 삶과 규제 완화를 위한 주 차원의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디샌티스는 NBC 뉴스에 "이번 위원회는 플로리다 주민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며, 혁신과 건강한 생활을 장려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