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즉각적인 신고가 대형 사고 막아… 가족 방에서 몰래 가져와

(올랜도)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중부 오캘라에서 9살 초등학생이 장전된 권총을 학교버스에 숨겨 가져왔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학생들의 신속한 신고와 학교, 경찰의 즉각적인 대응 덕분에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올랜도 센티널>과 FOX 35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일 아침, 오캘라시 SW 27번가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해당 소년은 초등학교로 향하는 스쿨버스에 장전된 .38 구경 리볼버 권총을 소지한 채 탑승했으며, 몇몇 학생들이 이 사실을 발견하고 곧바로 운전사에게 알렸다.

오캘라 경찰은 오전에 접수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버스를 정차시켰고, 학생들의 지목을 받은 소년을 초기의 저항 끝에 안전하게 제압해 체포했다. 경찰은 소년의 좌석 인근 바닥에서 장전된 리볼버 권총 1정을 수거했다. 경찰은 “다른 학생들은 모두 무사했고,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ABC 뉴스는 전했다.

가족 방에서 꺼낸 총, 친구들에겐 ‘자랑’…소년은 “해칠 의도 없었다” 진술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소년은 전날 가족 중 한 명의 침실에서 권총을 몰래 꺼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침실은 잠겨 있었고, 총기는 서랍 상단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년은 경찰에 “총을 옷 속에 숨겨 등교했고,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누군가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클리블랜드 19 뉴스>에 따르면, 이 소년은 친구들에게 총기를 보여주며 주목을 받고 싶어 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이를 위험하게 느끼고 즉시 신고했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마리온 카운티 교육청은 성명을 통해 “학생들이 보여준 신속한 대응이 이번 사건을 조기에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어 “무기 소지는 학교 규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학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무기 소지의 위험성과 책임감 있는 행동에 대해 반드시 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7개 혐의로 기소…청소년 사법국으로 이송

소년은 현재 총 7개 혐의로 기소되어 플로리다주 청소년 사법국에 이송됐다. 아직 정확한 처벌 수위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경찰과 교육 당국은 추가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경찰과 교육청은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정서 상태와 행동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며, 비슷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방위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