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승인 대기 중…약국 접종 보류, 주민들은 타주 원정 접종까지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많은 중앙 플로리다 주민이 최근 FDA가 새 부스터 백신에 대한 승인 기준을 강화하면서 어디서 맞을 수 있을지, 접종 자체가 가능한지조차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올랜도 주민 돈 네프(70대)는 해외 여행 대비 부스터 샷을 맞기 위해 월그린에 전화했지만 “CDC 및 플로리다주 추가 승인이 없을 때까지 접종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올랜도 센티널>에 따르면, 이에 실망한 네프는 남편과 함께 조지아주 발도스타까지 약 5시간 운전해 가서라도 백신을 맞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조지아는 처방전이 있을 때만 접종이 가능한 12개 주 중 한 곳이다.

CVS는 처방전·MinuteClinic 활용하면 가능

월그린 대변인 브리짓 스위니는 이메일을 통해 “ACIP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플로리다 월그린에서는 2025‑26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 통신에 따르면, 약국별 연방 지침 해석이 다르기도 하다. CVS헬스의 임원 에이미 티보는 “FDA 제한 조건을 충족하고, 의사의 처방전을 지참하면 CVS 약국에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CVS의 MinuteClinics에서는 의료 전문가가 현장에서 처방을 발행하고 접종까지 해주기 때문에, 외부 의료기관 방문 없이도 접종할 수 있다.

FDA는 8월 27일 발표한 새 제한 지침에서 “65세 이상 또는 천식·비만·우울증·암·흡연 이력 같은 중증 취약성을 가진 사람”만 부스터를 맞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는, 의료 문서 없이 자신이 해당 조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 접종해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CDC 내부 갈등에 불확실성만 커져

<올랜도 센티널>에 따르면, 플로리다 외에도 조지아·루이지애나·노스캐롤라이나 등 11개 주는 백신 접종에 의사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뉴욕주는 캐시 호컬 주지사가 30일간 일시적으로 약사에게 처방 및 접종 권한을 부여했다. 반면 앨라배마·미시시피·텍사스 등 38개 주에서는 FDA 승인을 받은 백신을 처방전 없이 맞을 수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약사회는 만 65세 미만 환자도 자신이 중증 위험 조건에 해당한다고 진술할 수는 있지만, 모든 약국이 이를 문서 없이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또한 CDC 내부의 정치적 갈등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수전 모나레즈 CDC 국장은 취임 한 달도 안 돼 해임되었으며, 그 배경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의 백신 정책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장관은 ACIP 위원을 전원 교체했고, CDC 내부 사임 사태가 이어졌으며, 의회에서는 초당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메디케어가 FDA 승인 백신에 대해 비용을 보장하는 반면, 민간 보험사들의 보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보험 미적용 시 접종 비용은 최대 150달러에 이를 수 있다.

윈터 스프링스 주민 패티 그랜트(68)는 여러 약국을 방문했지만 “CDC·ACIP 추가 승인 나올 때까지 접종 불가”라는 말만 들었다. 2021년 이후 매년 부스터 샷을 맞아온 그녀는 여전히 접종을 원하지만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케네디가 ‘누구든지 맞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백신 자유라면서 왜 이렇게 백신 하나 맞기가 어려운 건가?”

ACIP는 9월 18~19일 공개 회의를 열고 이번 시즌 코로나19 부스터 접종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