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호전과 악화 반복, 환자들 치료 포기하기 쉬워

(올랜도) 최정희 기자 = 미 건강기관(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이하 NIH)은 환절기를 앞둔 8월 한달 동안을 '건선(Psoriasis·소리아시스) 홍보의 달' 로 정하고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이는 환절기 감기질환이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NIH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750만명의 만성 건선환자가 있다. 건선은 주로 서양인들에게 많이 발생해 왔으나 식생활이 변화되면서 동양인들에게도 흔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 건선인협회 보도에 따르면 한국 건선 환자는 전체 인구의 1-1.5% 정도를 차지한다. 인구 1백명당 1명이 넘는 꼴이다.

미 건선협회(National Psoriasis Foundation)는 "건선은 전염되지 않는다. 경각심만을 가져라!" 라며 건선이 전염성 피부질환이 아님을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건선 환자들에 대한 주위의 우려스런 눈총으로 인해 환자들의 심적 고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협회는 건선질환이 단순한 피부 발진이 아니라 면역시스템과 관련있는 질환이며 나이,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협회는 건선이 여타 주요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암, 관절염, 고혈압, 심장병, 당뇨 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음을 지적하고, 일부 건선환자들은 평생 재발하는 병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인 부담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1cm 정도 발진이 점차 커져 전체 사지까지 퍼질수도

건선은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발진 위에 은백색 비듬 같은 피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병이다. 그리고 좁쌀 같은 발진은 주위에서 발생한 새로운 발진들과 서로 뭉쳐지거나 커지면서 주위로 퍼져 나간다. 그러면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 질환이다.

건선은 대개 처음에는 지름 1cm 미만 되는, 피부 위로 작은 좁쌀처럼 약간 솟아 있는 발진이 나타난다. 색깔은 약간 붉은색을 띈다. 이후 발진은 점차 주위로 커지면서 좁쌀 크기가 밤톨만 해지다가 호두나 계란 크기로 커진다.

그리고 주위에서 새로운 발진이 생기고 커지면서 합쳐져 건선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결국에는 하나의 큰 계란이나 손바닥 크기만한 발진이 되기도 한다. 이를 방치하면 더 커져서 전체 사지나 몸으로 번지기도 한다.

또 발진 위에는 하얀 피부 각질(인설이라고도 함)이 무수히 겹쳐서 쌓여 간다. 손톱으로 이 각질을 살살 벗기면 쉽게 벗겨져 나가기도 하며 때로는 단단하여 잘 벗겨지지 않기도 한다. 발진의 색깔은 대체적으로 붉은색을 띠는데, 그 정도는 아주 새빨간 정도에서 약간 불그스름한 정도까지 차이가 많다.

만성 질환으로 수년에 걸쳐 악화와 호전 반복

건선은 수년에 걸쳐 나타나는 만성 질환이다. 그래서 이런 발진이 경과하면서 점차 발진 자체의 두께가 눈으로 보아도 증가하게 되며 손으로 만져도 두께의 증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홍반이라고 부르는 피부 병변의 붉은 색조, 인설이라고 부르는 피부 각질, 그리고 피부 두께의 변화를 보이는 발진이 대표적인 건선의 발진 양상이다.

건선은 대개 발진의 모양과 크기로 분류하는데, 발진의 대체적인 모양과 크기로 보아 지름이 5cm 이내 되는, 즉 동전 모양과 크기인 경우 화폐상 건선이라고 하며, 이보다 더 커져 큰 판을 형성하는 경우 대판상 건선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들을 합쳐 판상 건선이라고 한다.

발진은 대개 몸에서 대칭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무릎, 팔꿈치, 엉덩이, 머리 등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자각 증상은 거의 없으며 증세가 악화되었을 때 심한 가려움증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건선은 판상 건선 외에도 특이한 모양과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물방울양 건선은 작고 붉은 반점(혹은 물방울) 모양을 띄며, 몸통과 팔과 다리에 나타난다. 환부에는 인설이 있을 수도 있다.

간찰부 건선은 겨드랑이, 서혜부, 가슴아래 등, 피부의 접히는 부분에 주로 나타난다. 전형적으로는 인설없이 부드럽고 붉게 나타나며 특수하게 문지르거나 땀을 흘릴 때 가려울 수 있다.

박탈성 건선은 미세한 인설이 광범위하게 붉은 색을 띠며 솟아오르는 특성이 있으며 심각한 가려움증과 고통이 따른다. 부기가 수반될 수도 있다.

농포성 건선은 피부에 생기는 농포가 특징이다. 이는 염증은 아니며 전염되지 않는다. 신체의 손과 발과 같은 특정 부위에 나타나며 전신에 퍼질 수도 있다.

특이한 것은 건선환자의 약 10-30%에서 관절염이 나타난다는 것. 건선 관절염은 염증과 붓기를 수반하며 주로 손, 발에 나타나나 무릎, 골반, 팔꿈치, 척추와 같은 더 큰 관절에 생기기도 한다.

머리에 나타나는 두부 건선은 건선환자들이 흔히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설이 덮혀있고 붉은 환부로 나타나는 판상건선 형태로 나타난다.

건선은 손톱과 발톱에도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손톱에 함몰형태로 나타나며 다양한 크기, 모양, 깊이로 생긴다. 때때로 손톱이 누런빛을 띄거나 두꺼워 진다. 손톱이 쉽게 부숴지거나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 손톱이 빠지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건선의 원인은 불분명하다. 다만 유전적으로 건선에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약물, 외상 및 피부 손상, 환경오염, 과로, 스트레스 등 외적 요인에 의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나타나게 되는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건선 환자들 중에는 상당수가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재발성이 높기 때문에 '백약이 무효' 라며 쉽게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건선 협회는 최근 몇년새 새로운 치료약들이 개발되었음을 명시하고, 환자들이 주위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보다는 의사와 계속 상의하며 환자협회에 가입해 도움을 받기를 권고하고 있다. / 한국 건선인협회, 미 건선협회 사이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