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카운티 주요 인물들 대다수는 KKK단원

(올랜도) 김명곤-한지숙 기자 =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 십년간 미궁에 빠졌던 플로리다 민권운동가 해리 무어 살해사건의 진범을 밝혀 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1951년 12월 24일 발생한 해리 무어 부부 폭사사건은 오렌지 카운티 KKK단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촉발시켜 올랜도, 윈터카든, 아팝카 지역에 300명의 회원을 가진 KKK조직의 실체가 드러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40-50년대 중앙플로리다 지역에서 발생한 KKK단의 범죄 기록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FBI는 지난 수년간의 수사에서 KKK단원들에 의해 저질러진 살인, 유괴, 구타 등을 포함한 수십 건의 범죄사실들을 밝혀냈다.

1949년 4월 클라이드 차일즈라는 한 흑인 남성은 길가에 고장난 차를 세워둔 운전자를 돕기 위해 차를 멈추었다. 차일즈가 차에 접근하자 누군가가 그의 가슴에 총을 겨누더니 컨버터블 차량의 뒷좌석에 그를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윈터가든 외곽의 고립된 비포장도로를 향해 차를 몰았다. 거기에서 6명의 괴한이 클라이드의 손목을 묶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 눈을 가린 후 곤봉으로 그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때렸다.

차일즈는 기사회생하여 귀가했고, 윈터가든의 치안판사에게 이 사실을 고발했지만 판사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차일즈는 오렌지 카운티 치안 부담당관에게 갔지만 그 또한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는 이번에는 치안담당관 데이브 스타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그 또한 차일즈의 고발을 들어주지 않았다.

1951년 주지사 까지 KKK단 멤머에 가입

그러나 공무원들이 차일즈를 돕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차일즈의 조사 요청을 받았던 4명의 공무원은 지역사회의 주요 인물들이었으나, 그를 때렸던 6명이 가입해 있던 KKK단의 멤버였다. 그를 습격한 이유는 차일즈가 KKK단원의 전처와 데이트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

오클랜드의 블래니 베네트 목사는1949년 어느 일요일 오전에 그의 현관에 앉아 차 한대가 오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안에서는 맥주를 마시면서 웃고 있는 백인들과 뒷자리의 흑인 한 명이 있었다. 그들의 음주운전에 화가 난 베네트는 차에 다가갔는데 그때 차에 치인 동물이 내는 소리 같은 것을 들었다. 그것은 차에서 내팽겨쳐진 윌리 빈손이 내는 소리였고, 그는 결국 뇌출혈로 죽었다.

FB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렌지 카운티의 KKK단의 주요단원은 치안 담당관인 스타, 카운티 행정관인 존 탤톤, 전 오코이 카운티 의원 및 경찰서장이었던 모스 브라이언트, 법원 서기 챨스 림푸스 시니어, 윈터파크 시 행정담당관 얼 하폴, 아팝카 경찰서장 더나웨이, 윈터가든 치안판사 피터 터커 등으로 밝혀졌다.

1949년부터 1971년까지 치안 담당관으로 근무했던 스타는 윈터가든의 한 장례식장에서 비밀의식으로 KKK단 활동을 조직하였다. 심지어는 1951년 플로리다주지사였던 풀러 웨런이 1951년이 KKK단에 가입하기도 했다.

FBI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오렌지 카운티 KKK단 지부는 모두 세 곳이었는데, 습격과 협박을 수행하는 KKK단 멤버를 구조하는 구조대까지 두고 있었다. 1991년 10월 <올랜도 센티널> 기사에 따르면, KKK단원들과 희생자들의 수십 건의 진술에서 오렌지 카운티 내에 최소한 두 건의 살인 사건과 수십 건의 폭행, 가옥과 사업체들의 폭발과 방화 등에 KKK단이 관련되었다.
KKK단은 대중적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51년 올랜도의 레이크 이올라 파크의 집회에서 “미국의 건국이념을 실천하자” 와 같은 슬로건을 걸고 공공연하게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