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연기로 1992년 오스카상 수상

(올랜도) 김명곤 기자 = 서부영화에서 주로 단골 악역으로 유명해진 미국 배우 잭 팰런스가 87세을 일기로 10일 타계했다. 사망 원인은 노환으로 알려졌다.

잭 팰런스는 고전적 서부영화 '셰인'에서 냉혹한 총잡이로 출연하여 악역 배우로 명성을 드날렸으며, 1992년에는 '시티 슬리커' (City Slicker)로 오스카 상 조연상을 수상했다. 1957년에는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100여편의 영화와 TV 시리즈에 출연했다. 그는 1950년 이후 2000년까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3차례나 올랐을 정도로 '조연 전문' 배우였으나, 연기력은 항상 최상급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연기는 뒤늦게 다시 물이 올라 때늦은 오스카상을 받았다. 팰런스는 1992년 사라져가는 서부의 향취를 도시풍으로 그린 코미디 '시티 슬리커'에서 늙은 카우보이역을 열연하여 40년 연기의 마지막 꽃을 피운 것.

패런스는 1919년 펜실베이니아의 탄광촌에서 태어났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젊은 시절 한 때 탄광 광부와 무명 복서로 삶을 꾸렸다.

그 와중에서도 틈틈이 연기 공부에 열심이던 팰런스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무대에서 말론 블란도의 뒤를 이어 출연한 기회를 잡았고, 이때 그의 성가가 드러나 일약 할리우드 무대에 대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는 1953년 할리우드로 무대에서 명작 서부극 '셰인'에서 알란 라드를 괴롭히는 악당으로 등장, 카우보이 악역으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다. 이후로 그는 영화팬들의 뇌리에 '셰인의 악당'으로 새겨졌다. 그의 거친 목소리와 눈을 가늘게 치켜뜬 섬뜩한 표정은 두고 두고 관객들의 몸서리를 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