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워드 카운티, 2개월내 슬롯머신 설치규정 확정

8일 마이애미-데이드와 브라워드 카운티에서 실시된 '라스베가스 스타일 슬롯머신' 설치안에 대한 투표에서 브라워드 카운티 투표자들은 57 대 43으로 통과시켰으나, 마이애미-데이드는 52대 48로 부결시켰다.

이번 투표 결과로 인해 플로리다 주의회는 앞으로 2개월간 열리게 될 2005년 회계연도에서 브라워드 카운티의 개나 말 경주장 그리고 하이-알라이장등 4개의 도박관련 시설에 설치될 슬롯머신에 대한 최종 규정을 논의-확정할 예정이다.

4개의 도박관련 시설은 걸프스트림 파크, 팜파토 파크, 데니아 하이-알라이 그리고 할리우드 그레이하운드 등 이다.

슬롯머신 설치 찬성자들은 슬롯머신으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교육개선 항목에 쓰여지며 수천개의 일자리도 창출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범죄증가와 관광산업의 위축, 그리고 도박 확산 등 이유를 들어 적극 반대했었다.

'마이애미-데이드 부결은 젭 부시의 영향'

일각에서는 슬롯머신 설치안이 브라워드에서 통과한 반면, 마이애미-데이드에서 반대에 부딪친 것은 젭부시 주지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투표를 앞두고 젭 부시 주지사는 마이애미로 내려가 코랄 게이블스에서 사업자들과 양당 합동 법률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도박산업의 확장은 거주자와 사업자 모두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조기투표 장소까지 방문해 투표자들과 이야기 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슬롯머신 설치에 대한 강력한 반대입장을 보였다.

젭 부시는 마이애미를 방문하기전 먼저 기독교연맹 단체를 통해 그의 슬롯머신 설치에 대한 반대의사를 띄운 후, 이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이를 더욱 확고하게 드러냈다.

탬파 트리뷴지는 3일자 사설에서 "젭부시 주지사는 비록 승산 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의 노력만큼은 올바른 것이다" 라고 평가했다.

플로리다 언론들은 그동안 브라워드 카운티 슬롯머신 설치는 이 지역 뿐 아니라 장차 다른 도시로 도박이 확산될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플로리다에는 연방정부 법을 근거로 6개의 인디언 부족운영 카지노 업소가 마이애미와 탬파 지역 등지에서 영업하고 있는데, 이번 브라워드 카운티의 '라스베가스 스타일 슬롯머신안' 통과로 이들 인디언 카지노에서도 이를 도입할 명분이 제공된 셈이다.

플로리다 언론들, 타도시 확산 우려속 '수익금 정확하게 써야' 주장

플로리다 주요 언론들은 그동안 이같은 사실을 포함해 슬롯머신 설치가 가져올 수 있는 득실을 여러차례 보도해 왔다.

그러나 브라워드 카운티에서 슬롯머신 설치가 통과되자 올랜도 센티널지는 10일자 사설에서 "브라워드 카운티 주민들의 짧은 안목에 감사한다" 며 투표결과를 비아냥거렸다. 세인피 타임스지도 이 날 "지니(알라딘 램프속에 갇혀있는 마술사를 일컬음)가 나와버렸다" 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언론들은 주정부가 앞으로 슬롯머신 갯수, 운영 시간, 세금 적용 등을 신중하면서도 엄격하게 규정해야 하며, 수익중 일부를 교육기금으로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스베가스 스타일 슬롯머신은 현재 인디언 카지노에서 쓰고 있는 빙고 스타일 슬롯머신과는 달리 현금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이용자의 흥미뿐 아니라 카지노업체의 수익도 훨씬 증폭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해 그동안 인디언 카지노 업소들은 세차례나 주정부에 설치 허가를 요청했으나 계속 거부되어 왔다.

또 인디언 카지노나 카지노 유람선들로 인해 수익에 타격을 입은 개나 말 경주장 그리고 하이-알라이(일종의 볼 던지기 경주) 등 도박관련 업체들도 경주장내에 라스베가스 스타일 슬롯머신 설치를 요구하고 그동안 성사를 위한 노력해 왔다.

결국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이 안건이 주민발의안중 하나로 투표용지에 올랐으며, 근소한 차이로 찬성표가 앞서 슬롯머신 에 대한 합법적 설치 기반이 확립됐다. / 최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