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30분만에 진화... 중요 문서 훼손 가능성 있어

(서울) 김종철 기자 = 이번엔 대한민국 정부의 심장인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불이 났다.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없어진 지 11일만이다.

불이 난 시각은 21일 새벽 0시 32분께, 이 건물 5층 503호와 504호에서 강한 불꽃과 함께 흰 연기가 피어 올랐다.

<연합뉴스>등에 따르면 불이 나자 인근 소방서에서 소방차 30여대가 출동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며, 이후 소방차 52대와 130명에 달하는 소방대원이 불을 끄는 데 동원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2대의 고가사다리를 투입해 0시 53분께부터 불길을 잡기 시작했으며 1시4분께 완전히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 늦게까지 청사에서 남아 일을 하던 31명은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대피했으며, 불이 완전히 꺼진후 119 구조대와 함께 무사히 건물을 빠져 나왔다.

이번 불을 처음으로 본 차아무개(43)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중앙청사 5층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붉은 불길이 창문 밖으로 튀어 나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화재원인 정밀 조사중... 누전과 함께 방화가능성도

새벽 1시10분께부터 소방당국은 잔불 작업을 거의 마무리하면서, 정밀 감식반을 현장에 투입했다. 최초의 화재 발생 장소로 알려진 503호와 504호를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알아내는 데 주력했다.

경찰 등은 일단 청사 건물이 지난 1970년에 지어져 전기 누전 등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방화에 의한 화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주변 목격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소방당국은 불이 났을때 화재를 알리는 경보음은 울렸지만, 스프링쿨러 등 소방시설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5층 국무조정실 등 사무실 내부의 집기와 문서 등이 불에 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은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곳으로 각 중앙행정기관을 감독하고 정책을 조정하거나 심사하는 곳이다.

네티즌들, 연이어 터지는 사고에 "왜 이러나"

한편, 21일 밤 정부종합청사 화재 소식이 KBS 등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속보로 전해지자, 네티즌은 "할말없다", "대한민국 왜 이러나" 등의 글을 올리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이디가 'hwahab2000'인 네티즌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방화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번 화재로 귀중한 정부 문서가 훼손될 수 있으며, 문서가 어떤 것인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MS808'은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각종 대형사고가 터지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SBS 1990'의 네티즌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 것이 앞으로 불길한 징조를 들게한다"고 써 올렸다.